바닷물 온도 15도 이상일 때 증식...바닷물·어패류 등서 주로 검출
여름철 환자 급증...어패류 익혀먹고 조리기구 통한 2차오염 예방

성큼 다가온 초여름 더위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브리오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서 사는 세균으로 수온이 상승하면 빠르게 증식하는 특성이 있어 어패류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브리오 식중독과 패혈증이 발생하기 쉬운 때인 만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의사항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장염 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은 일반적으로 바닷물 온도가 15도 이상일 때 증식을 시작한다. 

수온이 20도 이상 오르면 매우 빠르게 증식해 3∼4시간 만에 100만배로 증가한다. 

다만 5도 이하 수온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염분을 좋아하기 때문에 민물에서는 급격히 생존력이 약화되는 특성이 있다. 열과 산성에도 약하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연안 해역의 바닷물, 갯벌, 어패류에서 주로 검출되고 있다. 

따뜻한 바닷물에서 증식한 이 식중독균은 생선회, 초밥, 조개, 오징어 등 오염된 어패류의 표피, 아가미, 내장 등에 붙어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킨다.

어패류를 날로 먹다 감염되는 사례 외에도 조리과정에서 오염된 도마나 칼 등 조리도구와 조리자의 손에 의해 2차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 비브리오균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다.

실제로 2017∼2019년 통계를 보면 이 세균에 감염된 식중독 환자 597명 중 95%가 바다 수온이 높은 7∼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증상은 구토, 복통, 설사 등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3~40시간(통상 12시간 이상) 내에 구토, 복부경련, 미열, 오한을 동반한 위장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 상처 난 피부에 오염된 바닷물이 닿았을 때 감염된다.

건강한 사람은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에 그치지만 만성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으면 혈류감염을 일으켜 발열, 오한, 저혈압, 피부괴사 등 패혈성 쇼크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었을 때 잠복기는 평균 2일(3시간~최대 8일)로 급작스런 발열, 오한, 구토, 설사, 하지부종, 수포, 궤양, 괴사 등의 주요 증상을 보이며, 치명율이 40∼50%에 달한다. 

상처에 의한 감염은 잠복기가 약 12시간이고 창상부위 부종, 흉반, 수포성 괴사 등의 주요 증상을 보이며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근막, 근육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

△예방법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날이 더워지면 어패류를 날로 먹지 말고 충분히 가열·조리해 먹어야 한다. 

몸에 상처가 있다면 오염된 바닷가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패류는 신선한 것으로 구입한 뒤 신속히 5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조리 과정에서는 횟감용 칼과 도마는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사용한 조리기구는 깨끗이 씻어 열탕 처리 등 2차 오염을 예방해야 한다.

또 조리하지 않은 해산물에 의해 이미 조리된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고, 남기는 경우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냉동 어패류는 냉장고 등에서 안전하게 해동한 후 흐르는 수돗물로 깨끗이 씻고, 속까지 충분히 익을 수 있도록 가열·조리해야 한다. 가열 시에는 음식물 내부온도가 85도 이상이 되도록 한 다음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리 시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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