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경쟁력 잃어가는 감귤 산업

국가 기관, 제주 감귤 연구 통해 개발한 하례조생 등 신품종 전국 보급
제주서 개발한 품종불구 도외 반출 제한 제도 미흡해 경쟁력 약화 우려

감귤 품종이 일본 등 외국 품종에 의존하면서 로열티 부담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농촌진흥청과 제주도농업기술원 등 국가와 제주도가 제주에서 감귤 신품종을 육성하고 농가에 보급하는 등 감귤 품종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가 기관인 농촌진흥청은 제주에서 연구, 개발해 육성한 신품종 감귤을 국내 육묘업체 등을 통해 보급하면서 신품종 감귤이 전라남도 등 도외 지역으로 반출되고 있다. 제주에서 제주 감귤을 이용한 신품종 감귤 품종을 10년 이상 일정 기간 도외 반출을 제한하는 제도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외국 품종 의존도 탈피

제주에서 농촌진흥청과 제주도농업기술원 등 감귤 기술 연구 기관이 제주에서 감귤 품종을 국산화하는 사업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는 '윈터프린스'를 비롯해 '미니향' '하례조생' 등 감귤 국산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하거나, 보급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11월 중순에 수확하는 '하례조생'은 노지감귤의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은 데다 일찍 출하할 수 있어 농가로부터 인기를 끌며 최근 묘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도 지난 1997년부터 우수한 품질을 가진 돌연변이 찾기 사업을 추진, 지난 2013년 '상도조생', 2016년 '써니트' 등에 대한 품종등록 완료했다.

△도외 지역으로 나가는 신품종

제주도가 최근 전국 감귤 재배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강원, 서울, 대구, 울산, 세종을 제외한 전국 67개 지역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 따르면 유자를 제외한 도외 지역 감귤 재배 농가는 모두 741농가로 감귤 재배 면적은 220.2㏊ 가량이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개발해 최근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한 신품종 감귤인 하례조생도 전라북도 2농가·0.4㏊, 전라남도 18농가·5.56㏊ 등에서 재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 기관이 개발한 신품종 감귤의 경우 재배 국내 육묘업체 등을 통해 농가에 보급하고, 육묘업체는 묘목 판매금 가운데 일부를 국가에 로열티로 내고 있다.

하지만 국가기관이 제주에서 연구해 육종한 신품종 감귤이라도 재배 지역을 제주로 제한하는 제도가 없다보니 육묘업체는 신품종 감귤 묘목을 도내·외 농가 구분없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외 지역 농산물 품종 가운데 신품종의 재배·보급 지역을 제한하는 사례 등을 검토해 제주에서 개발한 감귤 신품종을 일정 기간 도외 지역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 등 제도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임정은 제주도의회 의원은 "제주특별법에 도외 반출금지 조항이 있는 제주흑우와 독점적으로 재배·판매가 되는 한라골드키위 사례 등을 검토해 제주 감귤 신품종이 도외 지역으로 무분별하게 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제도 정비 등을 통해 묘목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가능한 만큼 감귤품종 개발과 함께 묘목의 도외 반출 제한 등 우수품조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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