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한 운동장에서 잔디를 관리하는 모습.

추위에 강한 한지형에서 더위에 강한 난지형으로 변화
제주지역 적합성 연구 통해 운동장·공원 등 적용 시급

올여름 예년보다 무더울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제주지역 축구장을 비롯한 운동장과 골프장이 잔디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추위에 강한 한지형 잔디의 경우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취약하기 때문에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난지형 잔디 적합성 연구와 적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내 선호도가 높은 한지형 잔디는 켄터키블루그래스, 밴트그래스, 톨페스큐, 라이그래스 등이 있고, 난지형으로는 한국형잔디와 조이시아, 버뮤다그래스, 파스팔룸 등이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과 강창학구장, 중문축구장, 효돈축구장, 공천포축구장 등에 한지형 잔디가 식재돼 있고 도내 골프장 상당수도 사계절 푸른 색상을 유지하기 위해 한지형 잔디를 사용하고 있다.

생장 적정온도가 15~24도인 한지형 잔디는 기온이 5도 이상이 되면 1년 내내 초록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많은 운동장과 골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병해충에 취약하고, 많은 물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 농약이나 생육을 위한 비료 등 관리에 따른 부담이 크다. 

난지형 잔디는 생장 적정온도가 27~35도로 한지형에 비해 높지만 겨울철에는 누렇게 변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고온다습한 기후와 가뭄에 강해 여름철 지하수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병해충에 강해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여름일수와 열대야일수가 증가하고 서리일수와 결빙일수, 한랭일수와 같은 저온과 관련한 지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한지형 잔디의 관리 비용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도내 일부 골프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씨소어 파스팔름 잔디 등 난지형 잔디를 조성했거나 현재 조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장에 식재 가능하고 제주지역 기후에 적합한 잔디를 선택하는 것이 비료·농약·지하수 등 운동장 관리비용 절감에 유리한 만큼 선제적으로 난지형 잔디를 대상으로 지역 적합성을 연구하고 운동장, 공원 등에 적용을 검토하는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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