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기 위축 영향…사회적거리두기 등 영향 미미
'일없음' 최대치 등 불안, '잃어버린 세대'동력 상실 우려

21대 국회까지 입성했다는 '90년대생'이 올들어 줄줄이 제주를 떠나고 있다. 진학·취직·군 입대 같은 흔한 이유가 코로나19로 묻힌 사이 살 길을 찾아 앞다퉈 제주를 벗어나는 모양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분위기는 아예 느끼지 못할 만큼 급박한 사정에 짐을 쌌다.

28일 통계청의 인구이동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5월까지 제주 순유출 인구는 317명으로 파악됐다. 1분기만 568명 줄었던 상황은 다소 풀렸지만 제주살이를 선택하는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제주 순유입률은 0.4%로 지난 2011년 수준에 그쳤다. 순유입률은 인구 대비 순이동자 수 비율로 출생 등을 통한 자연 증가를 제외한 지역 인구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다. 2010년 순유입 증가세로 돌아선 후 2015년과 2016년 각각 2.3%까지 상승하다 2017년 2.2% 이후 하락세를 탔다. 2018년 1.3%에서 지난해 0%대까지 밀렸다.

이런 흐름은 20대 이탈이 주도했다. 2010년만 –2.9%던 20대 순이동률은 2014년 1.4%로 유입 증가로 전환됐다. 2017년 2.7%로 고점을 찍은 후 2018년 0.5%로 떨어졌고 지난해 –2.4%로 유독 경기 상황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올들어서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됐다. 1월만 144명이 순유출 대열에 섰고 2월도 278명이 빠져나갔다. 코로나19에 크게 흔들린 3월만 357명이 주민등록 주소지를 제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바꿨다. 4월만 290명, 5월 199명 등 올들어 5월까지 20대만 1268명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과 맞물린다. 전연령대에 걸쳐 고용 절벽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당장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도 힘들어진 20대의 시장 이탈이 심각했다.

5월 제주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일 없음'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청년고용률은 40.9%로 지난해 4분기 42.7%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처음 사회에 진입하는 20대 초반 고용률도 40.1%에 머물렀다. 지난해 1분기 57.6%와 17.5%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취업 적령 청년층인 20대 2명 중 1명만 취업(55.6%)을 한 상황 역시 불안감을 키웠다. 일정 기간 청년층의 사회진출이 막히면, 이들이 영영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등 인재경쟁력 수축이란 충격파를 피하기 어렵다. 

호남지방통계청은 '통계로 본 2019 호남·제주 국내인구이동 현황 및 분석'에서 지난해 제주를 떠난 이유 1순위를 '직업'으로 꼽았다. 제주시보다는 서귀포시 20대 이탈이 심각했고, 20대 순이동인구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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