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귀농 235가구 2016년 이후 감소세…76.6% '1인 가구'
귀촌 사유 1순위 '직업', 30대 이하 비중 감소 정책 대응 주문

아버지 뒤를 잇기 위해 5년 전 직장 생활을 접고 이른바 'U턴'했던 이선구씨(48·제주시 애월읍)는 요즘 심경이 복잡하다. 이씨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한 두해 실패를 거듭하다보니 자신감이 없었졌다"며 "아이들 교육 문제까지 겹치면서 두 집 살림을 하느라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생각다 못해 지난해 제주 시내에 전문소매점을 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제주살이를 선택하는 가구가 지난해 235가구에 그쳤다. 2016년 507가구가 제주 농업에 도전장을 던졌던 사정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컸다. 귀어농가는 좀처럼 늘지 않으며 정책 한계를 드러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가 25일 공동 발표한 '2019년 기준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귀농·귀어·귀촌 인구는 1만1962명으로 전년 1만3858명과 비교해 13.6% 감소했다. 제주 농어촌 선택을 가장 많이 했던 2017년 1만4033명에 비해서도 2017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귀농·귀어·귀촌 인구가 46만18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4.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제주지역 감소 폭은 크나.

지난해 기준 제주 귀농인은 238명으로 동반 가족을 포함해 320명이 농업에 의존해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귀촌가구는 8427가구, 귀촌인은 1만1618명으로 전년 1만3만411명과 비교해 1793명 줄었다.
귀농을 하면서 다른 일과 농업을 겸업하는 경우가 전체 43.6%를 차지했다. 전입사유별로 직업 때문에 귀촌을 선택한 경우가 2754가구(32.7%)로 가장 많았다. 주택을 이유로 귀촌했다는 응답도 2336가구(27.7%)로 집계됐다. 5명 중 1명(20.6%, 1738명)은 가족을 따라 농촌 생활을 시작했다.

전체 귀농가구원 3명 중 1명(30.6%·98명)은 50대로 파악됐다. 30대 이하가 83명으로 뒤를 이었지만 전체 비중은 25.9%로 지난해(32%)에 비해 줄었다. 절반이 넘는 154가구는 귀농 이전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주소지를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귀농가구원은 1.36명이었지만 전체 76.6%가 '나홀로 귀농'을 택하는 등 조기 정착과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주문됐다.

귀농가구 중 직접 농사를 짓는 106가구 중 0.5㏊이하 소규모 농업을 하는 가구가 71가구로 전체 66.9%를 차지했다. 농업에 의존해 사는 농가는 61가구로 57.5%로 파악됐다.

귀농가구당 평균 재배면적은 6707㎡였다. 귀농가구가 신경 써 선택한 작목은 맥류잡곡으로 평균 1만8746㎡의 경지를 관리했다. 두류가 8210㎡, 특용작물 456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고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