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1995년에 발간된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 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문명의 발전은 노동 중심 이라는 환경 안에서 자란 우리는 노동 종말 이란 단어가 매우 생소하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과 불안감이 엄습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어느 때보다 노동의 종말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비대면이라는 대원칙 아래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도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를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바뀐 소비 형태인 드라이브스루는 일부 프랜차이즈의 영업방식이었는데, 지금은 곳곳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일상의 사회적 거리는 결국 자율주행을 앞당길 것이며, 기계 주문 방식의 점포가 늘어나고, 어쩌면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는 호텔이 일반화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를 보며 불편함도 있지만, 노동의 환경은 늘 존재했고, 노동의 가치와 존엄은 시대를 지나면서 더 존중받고 발전해야 한다.

20세기 초 미국 남부에 거주하던 흑인의 주된 노동은 목화를 추수하는 일이었다. 당시는 노동 착취에 가까웠지만, 목화 추수 기계가 발명되면서 대거실직한 흑인들은 다시 북부로 건너가 제조업 중심의 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나 차츰 자동화가 되면서 1953년부터 1962년까지 약160만명의 일자리를 잃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니지만 이처럼 일자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며, 변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만 그 변화에 우리가 편승할 수 있는 준비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올해 의회와 도청,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취업 취약계층 일자리 정책추진체계 개선 및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워킹그룹 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방안의 하나로 새로운 일자리 발굴과 제도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함께하게 됐다. 어르신, 장애인 등은 이동 제약이 있어서 비대면 일자리 발굴,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에는 재택근무 등 새로운 일자리 이동 , 시대에 맞는 변화된 직무 그리고 자유로운 일자리 공간 등 혁신적인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 혁명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다양한 정책과 제도, 교육 시스템 마련으로, 코로나19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길에 노동의 가치는 언제나 희망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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