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경찰이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한 뒤 묵념하고 있다. 2020.7.10 ondol@yna.co.kr (끝)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0일 정치권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원구성, 3차 추경, 추미애 법무부장관·윤석열 검찰총장, 부동산 문제 등 주요 사안을 두고 충돌을 거듭했던 여야는 유력 대권 주자의 허망한 죽음 앞에 대립을 멈춘 채 침잠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시장의 무사 귀환을 고대했지만, 비보가 전해지자 허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고위원회의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며 정치 일정을 최소화하는 모양새다.

일단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 대책 관련 당정 협의는 전날 일정이 취소됐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세종·대전·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순연했다. 김 원내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현장 점검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던 이낙연 김부겸 의원도 예정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여권 인사들이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애도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김두관 의원은 박 시장의 비보가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적었다.

윤영찬 의원은 "삶이 무엇이고 정치는 또 무엇인지 갑자기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며 "개인적 인연은 없었지만 네이버에 다닐 때 갑작스레 정무부시장 제안을 해주셔서 고사했던 기억이 난다"며 박 시장의 명복을 빌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박 시장은 민주주의에 헌신했고 시민운동을 성큼 키웠으며 정치를 시민의 삶 곁으로 낮춘 '활동가'였다"며 "그 고뇌와 외로움을 이해하며 명복을 빈다"고 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그분을 죽음으로 이끈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그분이 광장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1천700만의 평화로운 촛불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오전 8시 현재 아직 빈소가 마련되진 않았지만, 고인과 가까웠던 박홍근 의원 등 의원 10여명이 다녀갔다.

지도부 등 주요 당직자는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계획이다.

다만 전직 서울시청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한 점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래통합당 역시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도 말을 최대한 아끼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박 시장이 실종 상태일 때 의원들에게 "언행에 유념해주시기를 각별히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은혜 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사안"이라며 "고인이 된 상황에서 이런저런 말을 보태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당 박수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록 정당이 다르고 많은 경우 정책적 견해도 달라 소송까지 간 적도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의 조문 여부나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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