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의 유수암리 공동목장. 독자 강만익씨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 제공

지난해 기초조사 제주도학술용역심의 통과
내년 용역 진행 보전 방안 마련 지정 추진

제주도가 난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마을공동목장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낸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주도 학술용역심의에서 도가 제출한 '마을공동목장 국가농업유산 지정 신청 기초조사'가 통과됐다. 

도는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를 반영, 2021년 지정을 위한 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조사 내용은 △마을공동목장 생물다양성 등 생태조사 △역사적 중요성 △식량과 생계 안정성 △문화가치 체계·사회조직 △육지경관해양경관 형성 관계 △마을공동목장 보전 활용 기본방향 구상 등이다. 

마을공동목장은 고려 말 몽골이 '탐라목장'을 설치해 군마를 기른 것에서 파생됐다.

조선시대 초에는 탐라목장을 개축한 '제주한라목장'을 설치해 지속적으로 확장했지만, 임진왜란 이후에는 운영이 부실해 지면서 숙종 30년(1704)에는 십소장(十所場)으로 개편됐다. 십소장으로 개편됐을 당시에도 말 2만여필이 사육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을공동목장에는 경관 가치가 뛰어난 잣성(돌담)을 비롯해 순환방목·상산방목, 방앳불놓기 등 제주 고유 목축문화가 담겨있다. 

하지만 각종 개발사업과 축산업 쇠퇴 등 영향으로 점차 그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실제 도내 마을공동목장은 제주시 34곳, 서귀포시 18곳 등 52곳으로 총 면적은 5832.3㏊에 이르고 있지만 10여년 전인 2007년 67곳·7253㏊와 비교했을 때 개수와 면적이 현저히 줄고있다. 

도는 마을공동목장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내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이후 세계중요농업유산(FAO) 지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면 보존 등을 위한 국비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도는 전체 마을목장 가운데 74.8%(4365㏊)가 사유지인 점을 고려해 지정 기준 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 2013년 밭담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고 이후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도 등재됐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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