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본부 외부 위기 충격 파급효과 보고서 통해 분석
세월호 사건·사드 중국 보복 보다 감염병 불안 파급효과 ↑
전국 대비 취약, 광범위한 타격…재정·금융 지원 강화해야

외부 충격에 취약한 제주관광산업의 약점이 현재 지역 경기 침체를 촉발했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대형 인명사고나 외교 문제 보다 감염증 등 불안감으로 인한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코로나19로 제주 고용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노출됐는가 하면 '관광'과 연관한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타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3일 '제주경제브리프-외부 위기 충격이 제주도 관광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제주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이세중 교수와 강태헌 한은 제주본부 과장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보고서는 지역 경제가 느끼는 위기감과 고통 정도를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괌심을 모은다.

보고서는 제주 관광산업의 경기 민감성을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경제 보복,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3개 사례로 나눠 살폈다. 접근성과 해외발 리스크, 전염병 확산 우려 등 외부 위기는 제주 관광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월호 사건 이후 학생 단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관광시장 위축으로 숙박·음식점업은 -1.8%의 충격을 받았다. 도·소매업, 운수 및 창고업 수요가 이전에 비해 각각 3.1%, 3.0% 감소했다.

사드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숙박과 음식점업 -5.6%, 운수 및 창고업 -3.9%, 도소매업 -3.7% 순으로 수요가 타격을 봤다.

코로나19 사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3.5%·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등 문화서비스, 여행사 및 여행보조 서비스, 스포츠시설 운영 등을 포함)을 가장 힘들게 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23.5%), 운수 및 창고업(-22.9%) 등 연관산업 전체를 흔들었다.

코로나19 충격은 특히 관광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면서도 상당한 규모의 손해를 끼치는 등 지역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관표의 유발계수를 활용한 외부 위기 충격에 따른 관광산업 위축 정도 역시 코로나19가 가장 컸다. 제주경제 총산출을 기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감소효과는 7.6%로 사드 사태(1.4%)와 세월호 사건(0.8%)를 크게 앞질렀다. 

고용에 미친 파급효과가 심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고용 감소 효과는 8.5%로 총산출은 물론 부가가치(7.0%) 충격을 앞질렀다. 사드 사태 때 고용 감소효과는 1.7%, 세월호 사건은 0.9%의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음식점과 숙박서비스업,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업이 위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보고서는 제주 관광산업의 취약성이 전국 평균을 앞지르는 상황에 주목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이 소극·단편적으로 이뤄지며 경제 손실을 키운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한 재정·금융 부분 협력체계 강화로 '복원' '회복'을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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