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기자 공동취재] "중학교 부지 초등용 설계 협소"
도심 팽창으로 과대학교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도내 대표적 과대학교인 제주서중 이설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서중 학부모·교사 등과 함께 제주서중이 옮겨질 곳을 현장 취재했다.
제주서중은 내년도 2학기에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현재 제주서중 북동쪽 150m 되는 곳으로, 제주시 오일시장 동쪽에 자리잡게 된다. 원래 이 곳은 신설 초등학교인 제성교 부지였으나 초등학생들이 등·하교 때 큰길을 건너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제주서중이 신축중인 제성교로 옮겨지고, 제성교는 리모델링한 제주서중 자리에 개교를 할 예정이다.
문제는 제주서중이 옮겨질 곳은 당초 초등학교 부지로 설계됨으로써 중학생들의 공간으로서는 좁다는 지적이다.
제주서중 이설 부지는 5956평으로, 현재 제주서중 부지 6275평보다 319평이나 작다. 가뜩이나 제주서중은 과대학교에 포함돼 있는 상태여서 신축부지로 옮길 경우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제주서중은 현재 36학급이며, 내년에는 38학급으로 늘어 도내에서 가장 큰 중학교가 되기 때문이다.
신축 부지를 직접 둘러본 결과 운동장 부지는 현재 제주서중 운동장의 ⅔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보다 부지가 큰 제주서중에서도 전교생이 모여 체육대회를 못할 정도인데, 학교가 옮겨지면 당장 문제가 예고된다.
교육청은 이 문제와 관련, “운동장외에 남은 공간 곳곳을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했으나 현장조사 결과 그같은 수업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교사(校舍)가 ‘ㄷ’자 형으로 지어지면서 공간활용이 되지 않는데다, 교사로 둘러싸인 곳에서 체육수업을 할 경우 다른 교실의 수업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당초 초등학교에 맞춰 설계가 이뤄지면서 공간 자체가 협소해지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조감도 상에 계획돼 있는 다목적강당은 예산 부족으로 사업에서 제외되는 등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외면받고 있다.
제주서중 학부모 문영미씨는 “새로 옮겨지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고 하길래 제주서중에 보냈다. 그런데 알고보니 급식시설 등 기자재도 사용하던 걸 가져다 쓰고, 학교도 너무 작다”며 “그럴줄 알았으면 솔직히 (제주서중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학부모들은 이설 학교 북쪽 300m 지점에 분뇨처리장이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수업에도 지장이 있다며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제주서중 학부모를 중심으로 대책추진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하는 등 학교 이설문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김형훈 기자·조은실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