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프장 건설 ‘이제 그만’
법호촌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 반대에 발벗고 나섰다.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 서귀포시민들에게 반대취지문까지 발송하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사용할 물을 지하수로 사용하겠다는 사업주체의 계획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돈내코는 한란 등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고 사시사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휴양 및 피서관광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이 돈내코의 용천수를 음용수와 농업용수로 하루 수백t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부터 시냇물 수위가 현저히 얕아져 피서지로서의 기능이 감소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골프장 건설 사업주체인 ‘윌리스리조트’ 측에서는 골프장에 사용할 음용수와 잔디 관수에 필요한 물을 돈네코 상류에 지하관정을 뚫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에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이곳에 지하수의 사용을 허용한다면 지하수량의 고갈로 인해 주민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식용수나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시냇물 양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여름철 피서관광지로서의 효능이 완전히 상실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군다나 생태계의 훼손 및 지하수 오염으로 돈내코의 아름다운 자연은 서서히 황폐해 갈 것이고, 마을주민들이 건강까지도 위협 받을 것이 분명하다.
관광자원 개발이란 미명 아래 그동안 자연은 얼마나 많은 시련을 당해야만 했던가. 제주 숨골인 곶자왈이 손상되고, 암반 제거나 절토로 언덕이 잘려나가고, 수많은 동식물이 삶의 터전을 빼앗겨 방황하거나 처참히 죽임을 당하고 있다. 울창했던 제주 중산간이 난개발로 인해 중풍환자처럼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간 청정제주의 이미지마저 점점 퇴색되어 제주관광은 경쟁력을 잃은 채 추락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한 번 훼손된 자연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자연이 파괴되고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오염된다면 우리의 생명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단 말인가. 생태계가 살아있는 오염되지 않는 자연의 보존이 제주관광을 살리는 길이다. 골프장건설, 제발 이제 그만.<김상호 / 제민일보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