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례지역아동센터 6월은 맑음
1시20분이다. 신례센터 앞 넓은 잔디밭 넘어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아이들을 맞는다. 초등학교와 이웃하고 있는 신례 지역 아동 센터는 이 시간부터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1,2 학년이 아동 센터에 하나 둘 들어온다. 아동센터는 복지사와 기초 학습 담당하는 교사 둘이 근무하고 있다. 저학년 기초 학습 시간에는 학습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봐 주다 보면 일반 아동들에게 많은 신경을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쉽지만은 않았다.
이곳에 다니는 아동 중에 반이 훨씬 넘는 아동들이 결손 가정 아동들이다. 이혼한 자녀들을 조부모가 돌보는 가정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혼은 빈곤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고, 아직도 어려운 살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 가정의 자녀들이 이 아동 센터에서 하루의 반을 지내고 있다.
아동들에게 별도의 프로그램을 실시하지만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을 찾아주기에는 부족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만져주는 매개가 필요했다. 그래서 올 해 6월부터 주2회 투입되는 예술 활동 미술 교사를 지원받았다.
이제 색으로, 손끝으로, 눈으로 경직되어 있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낼 수 있으리라. 신례지역아동센터의 미술수업이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5명씩, 6명씩 소그룹으로 진행하는 미술수업은 개별적으로 하게 되었다. 결국에는 내 마음을 표현한 자신의 그림을 보며 나의 존귀함을 느낄 것이다. 지속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주는 노력에 의해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자신의 집에 어울리는 벽지를 고를 줄 알고 미술관 근처를 아이들과 함께 지나가다가 한 번쯤은 거침없이 들어가 자녀들에게 느낌을 얘기할 줄 아는 건강한 아빠, 엄마가 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매끈하게 잘 그린 작품이 아니라, 마음을 잘 표현한 자신의 작품이 이곳 아동센터 두그루의 나무 주변에 빼곡이 쌓여,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마음을 알아 주고 인정받았을 때 진정으로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빈곤은 문화 소외가 따라 다닌다. 지역 아동센터에서의 아이들이 문화 주체로 예술을 즐기며 생활할 때 풍성한 마음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본다.<변명선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