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속문화의 재발견(상)] <2>돌하르방①
제주인의 얼굴 돌하르방 어디 갔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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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하르방은 제주의 얼굴이다. 제주읍성을 지키던 수호신이요, 옛 제주인의 불굴의 기상을 드러낸 석상이다. 1960년대 초 만해도 제주에는 제주시 25기, 대정고을 12기, 정의고을 12기 등 돌하르방 49기가 오손도손 모여 살았다. 70년대를 목전에 두고 제주시 돌하르방들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져 버렸다. 귀중한 제주유산인 돌하르방은 도내외 공공기관의 장식물로 둔갑했다. 제주읍성의 수호신이자 옛 제주인의 불굴의 기상을 상징했던 석상이 쥐도 새도 모르게 관공서의 문지기로 전락한 것이다. 이 기획의 종착지는 확연하다. 돌하르방들의 제자리 복귀이며, 제대로운 보전이다. |
▲돌하르방은 제주사람의 얼굴
돌하르방은 제주 읍성을 지킨 수호신이다. 돌하르방의 면면에서 옛 제주사람들의 불굴의 기상을 읽을 수 있다. 돌하르방에서 제주사람의 표정을 읽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돌하르방은 제주사람들의 희노애락과 함께 해온 제주의 대표적인 민속문화유산이다.
돌하르방이 제작된 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담수계 편 「탐라지」에는 제주시의 돌하르방이 영조 30년 서기 1754년 목사 김몽규가 만들어 삼문(동·서·남) 밖에 세웠다고 기록돼 있다.
돌하르방이란 명칭은 그때부터 붙여진 것은 아니었다. 제주사람들은 주로 우석목이라 불렀으며 이외에 수호석, 수문장, 두룽머리, 옹중석, 동자석, 무성목, 벅수머리 등으로 두루 쓰였다.
돌하르방이란 말은 60년대 제주 시내 동문로 소재 석상 주변에서 아이들이 부르는 이름이었다. ‘돌할아버지’의 방언으로 어린아이들이 새로 만들어 낸 말로 추정된다.
돌하르방이란 명칭은 것은 1971년 제주도 문화재전문위원회에서 민속자료2호로 지정하면서 공식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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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은 제주도 내 세 지역에 있었다. 조선시대 제주 3읍이었던 제주목(제주시), 대정고을, 정의고을이다.
그렇다면 돌하르방의 기능은 무엇인가. 돌하르방의 기능은 읍성을 수호하는 역할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제주에서 발간된 자료들은 돌하르방이 이외에도 경계표시, 마소의 출입 방지, 통신수단의 기능도 있었다고 전한다.
특히 경계표시, 통신수단의 기능은 제주 정낭이 지닌 기능과 흡사하다. 「제주의 정주석」(제주돌문화공원. 2006. 2)을 보면 제주시 돌하르방(굽이 도는 길 좌우에 정좌했던 돌하르방의 경우)밑 부분에는 모두 받침돌이 있었는데, 한 쪽에는 ‘ㅁ’ 자형으로 홈이 파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 형 홈, 또는 ‘o’과 ‘ㄱ’형 홈이 파져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곧 ‘정낭’을 걸치듯 구멍 속에 긴 나무가 고정되었고, 이는 성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에게 통행금지의 뜻을 알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해진다.
▲제주시 돌하르방은 어디로
돌하르방의 수는 제주시 25기, 대정고을 12기, 정의고을 12기 등 모두 49기(「제주도」제8호. 1963. 5. 현용준)가 전해 온다.
그런데 제주읍성 동문 앞에 있던 2기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옮겨가 버려 현재 제주에는 47기가 남아 있다.
제주시 ‘25기’란 기록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24기’와는 전연 다르다. 이는 남문로 만수당약방 앞 우물통 골목에 1기를 돌하르방 수에 추가한 것이다.
「제주도」에는 63년 조사 당시 해당 돌하르방은 허리가 꺾인 상태였으며, 이후 지역 인사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현재 돌하르방은 온전히 남아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제주시 돌하르방은 현재 동문로 감리교회 8기에 대한 일부 흔적만 원래 위치에 있고, 도내외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주민들의 무관심과 행정의 안일함, 여기에 시가지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제주 문화유산인 돌하르방이 제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돌하르방이 속속 이전되면서 ‘정낭’의 기능을 엿볼 수 있는 기석조차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제주시 돌하르방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무슨 연유로, 누구에 의해 집단 이전의 수난을 겪게 되었을까.
다음주 돌하르방편(2)에는 돌하르방이 1971년 제주도 문화재전문위원회에 의해 민속자료2호로 지정된 전후에 제주시에서 사라진 곡절을 추적해본다.
또 돌하르방이 이전된 곳을 찾아, 돌하르방의 옛 모습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본다.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이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