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원래의 돌하르방들
제주목 24기 1960년대 모두 없어져
당시 기록 토대 제자리 복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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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라져버린 원래의 돌하르방들
그 누구도 제주도의 돌하르방을 알고 있으면서 진솔한 문화 보존은 모른다. 제주도는 돌하르방을 보존하고 역사적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민속 자료 2호로 지정하였다. 제주목(제주시)의 경우 동,서,남 문밖에 8기씩 총 24기가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1960년대, 단 1기도 남김없이 역사의 현장에서 모두 다 사라져 버렸다. 조그만 유물도 아니고 거대한 석상들이 군락을 이루는 유적이 파괴되어 버린 셈이다.
그러한 일을 서울의 박물관, 도내의 기관, 방송국, 재단, 대학 공단 등 대부분 국가기관에서 추진했다.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 속에 묻힌 돌하르방의 기막힌 사연을 보며, 오늘의 제주 민속 문화의 실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지금 2007년, ‘제주민속문화의 해’이다. 제주의 민속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린다는 취지이다. 돌하르방은 제주 문화유산을 상징하는 석상으로 국,내외에 알려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돌하르방들에 대한 당시의 기록을 토대로 제자리에 복원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주 역사, 문화가 살아있는 관문을 지키자는 것이다. 24(현, 23기)기 모두다 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고 제주도의 의무이다.
설령, 방치된 것들을 옮겨서 잘 보관하고 있다면야 무슨 말을 할까. 제 위치를 떠나 아스콘에 묻히고, 트럭의 충돌로 부러지고, 제주도에서는 제주도 삼읍 돌하르방을 전부 제주도문화재로 지정했는가 싶더니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에 옮겨간 2기는 지금도 누락되어 그냥 있지 아니한가.
각 기관들이 돌하르방을 몰래 가져간 것이 아니고 필요에 의해 옮긴 것이라고 해도 반드시 허가를 취한 후, 정밀 문화재 조사 후에 보고서를 남기고 옮겨야 한다.
그에 따른 보고서를 참작하여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10년 전쯤에 제주성 동문지를 답사했는데 그 당시의 마을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난다. 흥분된 어조로 ‘세워졌던 돌하르방을 가마니에 싸서 막 가져가 버렸다.’는 얘기하며 정확한 위치를 얘기해 주셨다.
세월 속에서 과장된 얘기로 이해하며 돌하르방에 대한 보고서들을 찾아보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되고 있지 못하다. 만약 그 어르신 말씀대로 각 기관에서 문화재 반출, 이건 등의 허가도 취하지 않고, 기록도 하지 않았으며, 돌하르방 몇 개를 가지고 갔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 없이 옮겼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석상들이 군락을 이루는 유적을 허가와 기록 없이 파괴하고 석상을 옮기는 것은 도굴이다. 법적 책임이야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오명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아름다운 탐라국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돌하르방 24(현,23기)를 제주목(제주시)성문 밖으로 다시 옮겨 우리의 문화재를 얘기해야 한다. 문화재는 제 위치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강창언/제주향토사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