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육성 '선택' 아닌 '필수'

[제주미래를 여는 힘] ③생물자원

2007-07-18     박훈석 기자

   
 
  ▲ 생물종 다양성 연구소  
 
한미FTA 협상 타결로 제주사회의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1·3차 산업구조의 편중성을 벗어나기 위한 제주바이오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필수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대응, 제주지역경제의 성장·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생물산업(BT산업)을 육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택과 집중의 발전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는 BT산업 최적지
청정환경과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제주는 BT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BT산업이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집약산업이자,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는 세계적인 추세속에서 제주도의 BT산업이 지역특화산업으로 발전할 입지적 장점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제주는 생물의 남방과 북방한계의 교차점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성과 한라산의 아열대~아고산대에 이르는 식물 생태상으로 국내 최고의 종 다양성을 자랑하고 있다.

다양한 생물유전자원은 곤충을 포함한 동물이 3700여종, 식물자원 2100여종, 해양생물자원 2000여종 등 7800여종 이상의 육상·해상 생물자원이 서식하는 외에도 다양한 미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건강·뷰티산업 메카로
생물자원을 활용한 BT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되면서 제주도는 지난 2002년부터 휴양형 청정관광도시에 걸맞는 '바이오 아일랜드'조성의 비전 및 제주생물산업발전계획을 수립, 기반조성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괄목한 성과를 이뤄냈다.

제주도·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BT분야의 지역특화산업으로 건강·뷰티산업을 서넝하고 정부도 제주지역 BT산업 성장 가능성을 인정, 국비를 지원하면서 2007년까지 지장빌르 포함한 총 69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에 따라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바이오사이언스파크 조성을 위해 생물자원산업화지원센터, 제주생물자원공동연구개발사업, 바이오리서치빌딩을 건립하는 등 탄탄한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은 현재 박사급 인력 14명 등 고급인력 49명이 생물사업 육성 거점기관으로서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서귀포시 신례리 지역주민과 공동목장조합원들이 2만3000여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데 힘입어 지난 2005년 12월 착공된 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도 오는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제주 생물종다양성 자원의 보존과 활용을 통해 건강·뷰티생물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의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6조원의 향장품 시장을 선점하라
다른 지역과의 생물산업 차별화를 위해 건강·뷰티산업을 선정한 것은 제주의 1·3차산업 연계성, 생물다양성 자원을 활용한 산업화의 용이성, 선진국과 경쟁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은 국가차원의 화장품 산업개발 기술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주도가 건강·뷰티산업거점 역할을 수행, 고기능성 화장품 기술개발의 메카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국제적 향장품 연구소 구축으로 외국 향장품 업체 및 국내 일류 화장품 제조업체를 인접한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유치, 국내 6조원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첨단과학단지는 국내 유일의 휴양형 연구단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국제적 명망을 지닌 과학자 영입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리딩'산업을 만들자
제주특별자치도 핵심산업에 BT산업이 포함되면서 대한민국의 건강·뷰티산업을 이끄는 발전전략에 탄력이 붙었다.

현재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생물자원센터 및 바이오산업센터의 31개 공간에 입주한 기업도 28개에 이르는 등 포화상태에 육박하고 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에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는 '스템메디카' 다국적기업의 입주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탄탄한 하드웨어를 구축한 BT산업 육성의 과제도 적지 않다.

BT산업이 1차, 3차산업을 접목한 융합형 신산업 창출로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 등 소프트웨어 분야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11일 마련한 BT산업 진단과 과제의 전문가 포럼에서도 참석자들은 고가의 장비를 운영할 인력 및 연구인력 확충을 위한 외국 유명기업 유치 등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울산의 자동차·조선, 수원의 반도체, 대구의 섬유산업과 같은 제주BT산업을 이끌 스타기업 육성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해결과제를 지적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 간사를 맡고 있는 오영훈 도의원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물류체계 개선 및 스타기업 육성, 대기업 유치 등을 위해 제주도의 집중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고 말했다. <박훈석 기자>

 

<인터뷰=김기옥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지역특화실장>

"다양한 생물자원 보유 제주 천연추출물 생산 유리"

“세계 및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유망산업 발굴을 위해 BT산업에 뛰어드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김기옥 지역특화실장(이학박사)는 국내·외의 동향을 밝힌후 “최근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생활패턴으로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강·뷰티산업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화장품이 단순한 미용의 개념을 뛰어넘어 노화방지, 질병 치료까지 추가되면서 고기능성 및 다기능성을 함유한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화학적 합성성분의 화장품에서 천연 추출물을 함유한 제품으로 발전했다”며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제주지역이 천연 추출물 생산에 유리하는 등 강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화장품산업 분야는 의학, 생물학, 화학, 피부학, 천연물학, 친환경농업 등 단순히 하나의 분야를 떠나 종합과학을 모태로 태어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도 5조9000억원에 이르는 등 의약품의 9조5000억원에 이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매년 15%씩 성장하는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고려해야할 6가지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제시했다.

다른 자치단체가 선점하지 않은 산업, 제주도의 인력자원·자연환경 및 현재 보유한 기술분야 산업, 단기간 기술개발·인력보강·투자 등 육성 가능한 산업, 지역산업과 연계가 가능한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현행 1차와 3차 산업 편중구조를 보강하거나 연계함으로써 지속발전 가능한 산업, 대한민국의 다양한 산업 가운데 주력 산업군으로 발전 가능한 사업을 선택한후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이어 건강뷰티산업의 미래지향적 산업 육성을 위해 프랑스의 코스메틱 밸리(Cosmetic valley)를 제시하면서 “지난 94년 조성된 코스메틱 밸리에는 현재 세계 유명화장품 회사인 Dior 등 132개 업체가 연구·생산활동을 수행하는 한편 화장품 관련 17개 연합체가 입주, 매년 15억 유로를 수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프랑스의 향수·화장품 산업이 지연산업으로 발달했지만 수공업 형태로 이뤄져 지역경제 및 국가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산업에 첨단바이오기술 접목 및 과학기술 집적화, 외국기업 투자여건 조성, 중앙·지방정부의 선택과 집중 투자전략으로 세계적인 화장품단지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박훈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