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호 낚시통신] 제주 전역에 벵에돔 소식 '씨알보다 마릿수'
치어까지 사료용으로 싹쓸이…생태계 파괴 가속
7월 초순부터 서서히 조황이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중·하순으로 접어들며 제주전역에서 벵에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조점마다 활기를 띠고 있다.
아직 씨알면에서 크게 만족할 수준은 아니나 마릿수면에서는 예년의 조황을 훨씬 능가하는 듯 싶다. 특히 산남쪽 형제섬과 우도가 단연 앞서는 조황을 보이는 가운데 꾼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대박’소식을 쫓아다니며 고기들과의 숨박꼭질에 분주하다.
이에 따라 긴 어한기로 한숨만 짓던 출조점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자연이 순서대로 계절을 품고 가듯이 바다 속 모든 어종도 계절에 따라 낚이는 시기와 때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내년 2월까지는 무난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어촌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바다와 함께 자랐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우매할 정도로 오로지 낚시만을 고집해왔다.
그러나 해가 다르게 나타나는 생태계 변화와 각종 오염으로부터 ‘끙끙’앓고 있는 바다는 분명 예전의 풍요로운 우리의 바다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육상양식장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선망, 정치망 어선들이 번식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어린 고기까지 사료용으로 무차별 남획하면서 바다자원의 고갈을 빠르게 부추기는 실정이다.
예전 양식업이 없을 때는 치어들은 사용할 용도가 없어 남획되지 않아 어느 정도 생태계가 순환됐으나 이제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치어도 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물 샐 틈 없이 더욱 더 촘촘해진 그물이 등장하고, 그야말로 씨를 말려 버리는 조업이 성행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연의 질서는 어느 누구도 파괴할 수 없다. 그러나 유독 자유를 가진 우리 인간들에 의해 바다의 모든 생명체들이 무차별 포획을 당하다보니 이제 생태계와의 단절도 멀지 않은 듯 하다. <임현호·해원레포츠 필드테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