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리도 제주인] <11>호주출신 영어강사 마크 패터슨
“나는 타고난 제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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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여간 제주에서 영어회화강사로 일하는 마크 패터슨(Mark Patterson·33)은 요즘 제주문화에 푹 빠졌다.
제주 아줌마의 넘쳐나는 인정과 입맛 당기는 음식에 푹 빠진 그는 제주인보다 더 제주인다운 인물로 불릴 정도다.
호주 출신인 그는 과거 제주는커녕 한국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 게 없었다.
호주 라트로브대학교에서 동양학을 전공했지만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는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국어 교과과정도 일본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에 편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호주에서 알게 된 한국인의 소개를 통해 제주시 소재 제일영어학원 영어회화강사로 일하게 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제주인보다 더 제주인다운 삶을 살게 된 셈이다.
“못 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 김치며 고추 등 매운 음식도 좋아하고 심지어 보양탕(?)도 즐겨 먹는다”는 패터슨은 “제주에서의 생활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밝혔다.
패터슨의 마음을 끄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제주 아줌마와 할머니들의 풋풋한 인정 또한 그의 관심 대상이다.
어떻게 보면 투박하게 느껴지는 아줌마·할머니의 말투지만 그에게는 과거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인정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을 보거나 동네 슈퍼를 들릴 때마다 접하는 아줌마들의 인정에 그는 제주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그도 나름대로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제주에 머문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제주어가 그에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능숙한 제주어를 구사하고 싶은 마음에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제주인들과 만남의 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
학원 수강생들과도 일과 후 만남을 갖고 서로 언어를 교환하는 등 제주어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아줌마·할머니들과 풋풋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여건만 된다면 제주여성과 결혼한 뒤 평생을 제주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심경도 솔직하게 밝혔다.
패터슨은 “처음 제주여성과 대화를 나눌 때 투박한 말투에 당황도 했지만 점차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지금은 투박한 말투 속에 담겨진 따뜻한 인정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를 알게 되면서 제주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제주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게 된다면 도내 유적지 등을 돌며 제주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준 제일영어학원장은 “패터슨이 영어회화강사로 근무하는 동안 불성실한 태도를 보일 때가 한번도 없었다”며 “제주 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에 감탄할 정도”라고 말했다.
부 원장은 “한국인 강사들보다도 더 인정 넘치는 패터슨이야말로 진정한 제주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