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를 여는 힘] <7>제주마 :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
탐라시대부터 전국 최고의 사육기반 확보…미래성장동력 ‘시동’
말고기·뼈 효용성 과학적 입증…타지역 보다 산업입지 여건 우월
[제주미래를 여는 힘] <7>제주마 :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 
탐라는 말의 고장이다. 중산간의 오름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초원지대는 말로 가득찼다. 성산읍 수산리 주변에 펼쳐진 광활한 벌판은 원나라가 탐라를 지배하던 1276년에 처음으로 목마장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에도 제주도는 국내 최대 목마장으로서의 역할이 이어졌다. 조선의 건국과 함께 말이 대명외교의 필수품으로 인식되면서 제주도 목장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졌다. 조선 세종때에는 제주도 목장의 근간인 10소장이 한라산 중턱에 자리했다. 현행 구좌읍 위쪽의 1소장을 시작으로 서쪽으로 제주섬을 한바퀴 돌아가며 목장을 10개로 나눈 10소장은 제주가 말의 주산지임을 상징한다.<전문>
▲활성기 맞아 사육규모 증가세
목마장에 말이 사육됐지만 말고기의 식용은 일반화되지 못했다. 제주 역사에서 말고기가 식용으로 이용된 흔적은 말뼈가 출토된 애월읍 곽지리 패총 유적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고려·조선시대에 말이 군사나 교통용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중앙정부는 민간의 말고기 금육령을 내렸다. 민간에서도 말을 신성시, 말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일부에서는 암암리에 식용으로 이용됐다고 관련 학자들은 주장한다.
최근에는 한방에서 말의 뼈가 골다공증이나 저신장증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사육 규모도 늘고 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제주마산업은 지난 60년대 중반에 사육 호황기를 맞은 후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활성기를 맞고 있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말이 식용과 경마용 등을 생산하기 위한 사육형태로 성격이 바뀌면서 사육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말 사육 농가는 693호로 2005년 587농가에 비해 106농가(18%) 늘었다. 사육두수도 2005년 1만4689마리에서 2006년 1만6764마리로 2075마리(14.1%) 증가했다.
제주의 마산업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다. 국내산 경주마 수요량의 절반이상을 제주도에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말 서울경마장의 76%(1079마리), 부산/경남경마장 56%(426마리)을 제주도에서 공급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주가 전국 말 사육가구의 60.8%, 사육두수의 71.7%를 점유할 만큼 마산업 발전의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전국 최고의 사육기반·발전가능성
제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역사·문화 등 다방면에서 우월한 사육기반을 갖춤에 따라 제주마산업을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현재 마을공동목장 75곳이 설치돼 있고, 중산간지역이 우마의 방목 및 건초를 생산하는 채초지로 활용되고 있다.
또 마산업 발전의 필수요건 가운데 하나인 축산물작업장이 공판장 1곳, 도계장 1곳, 집유장 2곳 등 4곳을 확보하고 있다. 배합사료공장도 2곳이 설치·운영중이며, 말을 고부가가치 상품화할 수 있는 축산물가공공업은 946곳으로 파악됐다.
제주투자진흥지구내 마필산업의 기반여건도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투자진흥지구 면적 1241㏊ 가운데 농경지·임야를 제외한 목장용지가 253㏊에 이른다.
특히 투자진흥지역내의 사육시설은 제주동물테마파크·탐라사료 등이 보유한 말 연구농장, 방목장 외에도 해당지역내 마을공동목장을 포함, 183여㏊로 파악되는 등 마산업을 특화시킬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제주도 역시 마산업을 제주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말 자원이 1·2·3차 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소재이며, 타지역과의 차별성 및 비교우위에 있어서도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건강식품 및 향장품 등의 제조업 발전 가능성에 따라 고급브랜드 개발의 필요성도 증대, 마산업이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는 경주마, 승용마, 식용마 등 용도별로 소득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11년까지 5개년간 제주산 망아지 1410마리의 생산장려금 지원을 비롯해 타지역에 마육전문점 8곳을 개설, 소비확대를 촉진시키는 목표를 수립, 추진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화 ‘시동’
마산업의 미래성장동력산업 육성은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은 생산자·대학·연구소·제주도 등 10개 기관과 함께 제주마산업 고도화를 통한 수입개방시대의 제주농업 발전을 위해 마산업을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웰빙식품으로 말고기 선호 및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다는게 하이테크산업진흥원의 설명이다.
제주축협 축산물공판장의 말 도축규모가 지난 2002년 209마리에서 2006년 732마리로 최근 4년간 350% 증가했다.
말 기름(마유)을 이용한 향장품, 뼈가루 성분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엑기스 등의 가공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가 “말 기름에 피부 보호 및 췌장기능을 향상시키는 팔미톨레산이 많이 들어있다”고 발표한후 영농조합 ‘녹산장’은 말고기·뼈·기름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및 비누, 화장품 개발에 성공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은 이에 따라 난지지농업연구소·녹산장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을 통해 2008~2010년까지 3개년간 마산업을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말의 다양한 유용성이 과학적인 연구결과 및 제품 개발로 입증됐다”며 “마산업은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소득 증대 및 가공·의약품개발의 고용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박훈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