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리도 제주인] <16>제주사대부중 원어민 교사 쉐린
“우리 함께 제주바다를 살려요”
2007-09-21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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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사대부중 원어민 교사 쉐린이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민호 기자> | ||
제주 바다와 열애중인 쉐린은 제주사대부중 교정에서 매일 바다를 볼 수 있어 좋은 모습이다. 제주사대부중에 온 지 18개월이 됐는데,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호주출신인 쉐린은 ‘열정’을 갖고 있다. 김녕인터내셔널세일링클럽 회원으로 참여, 작은 보트로 제주바다를 내달리는 것은 그의 가장 소중한 시간이며, 바다환경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는 것 역시 그에겐 매우 값진 일이다.
그래서 그는 클럽에서 여는 ‘청소의 날(Clean Up Day)’행사를 통해 제주 바다를 깨끗이 하는 데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쉐린은 때문에 “제주해안은 너무나 독특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제주가 한국에서 가장 청정한 곳이 됐으면 한다”며 “그러나 해안쓰레기들이 넘쳐 있는 곳을 볼 때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그는 “바다 오염은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것”이라며 “‘청소의 날’행사가 더욱 확대돼, 제주 해안이 더욱 생명력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쉐린은 또 한국문화, 특히 제주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다. 현재 장구치는 것을 배우고 있으며, 제주 전통굿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힐 정도로 한국의 문화에 심취해있다.
제주 전통굿과 해녀를 비롯한 제주의 문화자원이 곧 ‘제주의 잠재력’이라 확신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열정적인 문화 애호가임을 느낄 수 있다.
쉐린은 특히 제주인들이 제주문화를 지키고 계승하며, 홍보하는 데도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쉐린은 “제주의 젊은이들이 제주의 옛 문화를 이어받고 제주문화를 살려나가야 한다”며 제주문화는 너무나 값진 보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쉐린의 지난 삶이 너무나 이채롭다. 호주 시드니에서 자란 그는 18살 이후로는 여행을 하며 생활했다. 영국과 뉴질랜드에서도 살았고, 한국에 오기 전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선박을 제작하는 일과 직접 배를 모는 선장도 했다.
이같은 적극적 인생관이 있어서인지, 그는 제주에서도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노형동 갤러리 아트스페이스·C의 안혜경 관장과도 매우 친하며, 올 추석에도 안 관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다고 자랑한다.
쉐린은 현재 건입동에 거주한다. 처음에는 낯설게 대했던 이웃들도 이제는 제법 가까워졌다.
쉐린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덧 제주인이 된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빼놓지 않는다. 쉐린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한다. 영어는 시험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시대에서 서로의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 배운다는 생각을 학생들이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추석이 지나면 가을도 점차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쉐린은 제주사대부중 교정에서 학생들과 제주의 가을을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