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제주인] <19>중국 공무원 출신 시아펭지에씨
"이젠 제주인 다 됐어요"
![]() | ||
| ▲ 중국에서의 공무원 삶을 포기하고 제주로 온 시아펭지에씨는 '카멜레온'으로 불릴 정도로 제주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있다. /박민호 기자 | ||
김치를 담그고 음식을 장만하는 솜씨가 다른 주부들과 다를 바 없는 시아펭지에씨(26·여). 그는 자신을 평범한 주부라 부른다.
그가 제주에 둥지를 튼 지는 겨우 6개월 남짓. 남편 김홍석씨(40)를 따라 제주로 온 중국 출신 시아펭지에씨는 아직 새내기 주부다.
하지만 그는 한 가정을 뒷받침하는 강인한 제주여성으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사랑스런 카멜레온을 연상케 할 정도다.
남편 김씨는 “아내가 제주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자주 봐왔지만 이렇게 빠르게 달라질 줄은 몰랐다”며 “어떨 땐 아내가 자랑스러울 정도”라고 심경을 밝혔다.
시아펭지에씨는 사실 중국에 거주할 당시 대학에서 경제와 법학을 전공하고 공무원으로 활동하는 등 능력 있는 여성이었다.
그런 그가 남편 김씨를 만난 뒤 달라졌다. 지난해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난 시아펭지에씨는 김씨의 다정함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줄곧 한국을 ‘동방예의지국’으로 동경해왔던 그는 김씨의 다정함에 반해 중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제주로 향했다.
그런 그는 지금 자신의 바람대로 남편과 시어머니 등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가 카멜레온이라 불릴 정도로 제주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아펭지에씨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우리말 공부를 할 정도다.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등에서 마련한 한국어 교육과정을 수강한 뒤 집에서는 남편 도움을 받아 우리말을 배운다.
노력하는 아내의 모습에 남편 김씨도 서점을 다니며 책을 직접 골라 주는 등 화목한 가정을 일궈나가고 있다.
시아펭지에씨는 김치 담그는 솜씨도 일품이다. ‘사다먹으면 된다’는 남편의 권유를 마다하고 시어머니에게 틈틈이 배운 솜씨로 김치를 직접 담그는 알뜰한 주부다.
시아펭지에씨는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남편 김씨는 아내의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시아펭지에씨는 “낯선 제주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가족의 도움으로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며 “남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주부가 되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이라고 말했다.
임신 7주째인 그는 “훗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강인한 ‘제주 엄마’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야할 일들이 많아 걱정도 되지만 꿋꿋하게 버텨내겠다”고 밝혔다.
남편 김씨는 “주위를 보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헤어지는 부부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상대방의 부족함에 흠집을 내기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주는 배려가 있을 때 화목한 가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