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제주인] <22>인나 알렉산드로븐나 한라대 교수
제주문화에 푹 빠진 러시아 母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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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문화를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이 넘치는 인나 알렉산드로븐나 교수와 그의 딸 끄세니아양은 제주명소 찾기 등 제주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박민호 기자 | ||
러시아 출신 인나 알렉산드로븐나 한라대 러시아과 교수(39·여)는 한·일 월드컵 경기가 열리던 2002년 제주와 첫 인연을 맺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대학 교수로 활동했던 그는 교환학생으로 온 제주 출신 대학생들을 알게 되면서 제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관심은 알렉산드로븐나 교수를 제주에 6년이나 머물게 했다. 제주에서 알려진 명소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그는 “제주문화와 역사에 흥미가 없다면 6년이나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제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밝혔다.
특히 알렉산드로븐나 교수는 제주전설에 상당한 흥미를 보였다.
설문대할망설화, 천제연폭포에 얽힌 칠선녀 설화 등 제주전설을 줄줄 외우고 있을 정도다.
그는 제주문화와 역사를 러시아어로 번역한 책까지 발간했다.
그는 “가끔 제주를 떠나 러시아에 머물 때면 제주의 포근한 날씨와 독특한 음식들이 생각나곤 한다”며 “오히려 러시아에 적응하는 게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를 제주에 머물게 하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제주 사람에게는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풋풋한 인간미가 넘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위 모든 이들이 자신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그는 “시간에 쫓기며 지내던 예전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제주는 마음의 안식처”라고 밝혔다.
최근엔 알렉산드로븐나 교수의 딸인 끄세니아양(18)도 제주를 찾았다.
제주문화에 낯선 끄세니아양은 아직 한국어 공부 중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그도 어머니 못지 않게 제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직 한국어가 서툰 그였지만 제주문화를 배우려는 의지만큼은 열정적이다.
알렉산드로븐나 교수는 “아직 어린 딸에게 제주에서의 생활은 많은 훗날 미래를 설계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낯선 문화에 열심히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여건만 된다면 제주에 계속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라며 “제주의 숨은 명소를 찾아 나서는 등 나름대로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하는 제주는 세계적인 관광지 못지 않게 신비의 섬으로도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수많은 설화를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