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공모로 체계적인 경관 만들기

[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2부 국내도시경관 <20>새로운 도전, 행정복합도시

2008-01-27     이창민 기자
   
 
  ▲ 행정복합도시 모형도. 도시 중심부에 녹지 공간을 배치했다.  
 
우리 나라 만큼이나 매년 수많은 도시를 새롭게 건설하는 국가는 없다.

그 배경에는 한국인의 독특한 주거의식인 집에 대한 집착과 부동산의 자산적 가치에 대한 집착에 있다고 할수 있다. 여기에 정치적 영향까지 가세해 수도권 위성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위성도시가 짧은 기간 내에 건설돼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그 과정 속에 친환경적 요소와 인간중심의 생활공간구조, 그리고 도시의 심미성을 추구하는 경관구조의 구축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도시 디자인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생산돼왔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자 문제점이다.

일반적으로 도시 형성은 오랜 시간을 두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 활동의 축적물 과정을 거치며 구축돼지는 것이다.

즉, 인간 활동의 변화 흐름에 따라 성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며 때로는 진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도시는 생명체의 집합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성장과 진화, 쇠퇴의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다양한 도시 건축을 생산해내면서 도시만의 독특한 이미지, 풍경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를 문화풍경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실 속에 최근 도시건축분야에서의 화두중의 하나가 행정복합도시이다. 행정복합도시는 행정기능을 중심으로 교육·문화·복지 등의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형 행정·자족 도시를 지항하고 있다.

   
 
  ▲ 충남 연기군 행정복합도시 예정 부지 전경  
 

 

   
 
  ▲ 충남 연기군 행정복합도시 예정 부지 모형  
 
건국 이래 최대 공공 개발사업의 하나가 될 행정중심복합도시는 2006년에 도시건설의 기본적인 마스터 플랜인 건설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부분별 계획을 담은 건설기반계획이 완료됐다. 이와 아울러 2006년 12월에는 ‘세종’이라는 도시 명칭도 확정됐다.

정치적 배경에서 탄생되었다는 태생적 한계점이 있지만 이제까지 수없이 생산해냈던 우리나라의 도시와는 달리, 행정복합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지극히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만들어지는 도시라는 점이다.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제시된 도시공간의 기본 조성방향은 환상형의 도시공간구조를 설정해 도시 기능을 분산 배치하고, 도시공간의 중심부에는 녹지공간의 오픈스페이스 조성으로 중심공간을 보전했다.

행정복합도시 개발예정지역이 갖고 있는 지형적인 조건을 가능한 한 그대로 수용(친환경적 측면)하면서 행정 기능과 교육, 문화, 복지기능을 적절히 배치(기능의 복합측면)했다. 또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행정복합도시 나름대로의 개성미 넘치는 이미지, 풍경(인공경관 측면)들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다양하게 생산될 수 있도록 기획되고 연출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특히 사업방식에서는 과감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행정복합도시가 지향해야 할 기본적인 도시의 틀과 각각 세부 영역의 기능적 구조물들을 수용해 도시건축 디자인 수준의 담보, 기능복합화에 의한 문화성,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성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도시경관을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또 인공경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경관계획의 7대 과제, △건축물 미관기준 △옥외광고물 설치기준 △도시경관 색채가이드라인 △공원·녹지 및 수변공간 경관기준 △개개의 공공시설물에 대한 심미성을 갖게 하기 위한 공공시설물 환경디자인 △교량과 같은 도시구조물 미관△야간경관에 대한 기준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계획에 반영한 점은 제주에 시시하는 바가 크다.

1970년대 말, 연동 신시가지 개발을 시작으로 추진돼왔던 제주 지역의 신도시와 택지개발에서 제주의 도시건축 경관형성을 얼마나 진지하고 치밀히 기획하며 추진하여 왔는지, 그리고 문화 경관의 자산적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미래사회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