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날씨…이른 독감에 모기까지 기승
서귀포시 지역 30도 오르내리는 늦더위·일교차도 오락가락 영유아 열감기 주의보
여름 장기화에 모기도 기세 등등, 일부 지역 날파리 극성에 주민 불편도
철없는 날씨 탓에 생활 이곳 저곳에서 이상신호가 울리고 있다. 10월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가 하면 서귀포 등 산남 지역은 여름을 방불케 하는 늦더위 서슬이 퍼렇다. 여기에 예년보다 2주 이상 빨리 독감 환자가 발생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 확인…예방·관리 주의
올해(2008∼2009년 절기) 첫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고열과 호흡기 증상으로 부산지역 모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4개월 여아 환자로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확인은 지난 절기(2007∼2008년)에 비해 5주 이상 빠른 것으로 인플루엔자 예방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독감 예방을 위해 6개 지역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한 예방접종 계획을 수립했다.
내달 13일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시설사용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1급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무료예방접종이 실시된다. 일반인 대상 유료접종(5000원)은 11월 3일부터다.
가을을 무시한 변덕스런 날씨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열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제주시 지역은 지난 15일 비와 함께 낮 최고기온이 24.9도로 살짝 내려간 것을 제외하고 22·23일 29도를 웃도는 높은 기온을 보였다. 서귀포시 지역은 낮최고 기온이 29~30도를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24일과 25일 일최저기온이 각각 24.4도와 24.5도를 기록하는 등 8월말보다 더 더운 밤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오락가락 하면서 영유아를 중심으로 고열과 구토를 동반한 감기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열감기는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에 구토와 심하면 설사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며 중이염과 폐렴으로 전이될 우려도 높다.
한 전문의는 “고열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합병증 등을 막는 방법”이라며 “개인 위생을 깨끗이 하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불청객 모기·날파리 기세 등등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에 추분까지 지났지만 여전히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모기 발생 밀도는 평년대비 188% 증가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 발생밀도는 평년대비 325% 늘어났다. 현재 집계 중인 9월 모기 발생 밀도도 예년보다 30~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월이 끝나가는 현재까지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주된 이유는 여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8월 유난히 모기 개체수가 많았던 점도 9월 모기 기승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적은 강수량 역시 모기 개체수에 영향을 미쳤다. 모기가 알을 낳기 위해서는 웅덩이가 필요한데, 비가 계속 오면 알을 낳아도 비에 쓸려가 번식을 못한다.
특히 최근에는 수확 시기를 앞둔 감귤 과수원 등에 모기떼가 출몰하고 있는가 하면 주택가를 중심으로 날파리까지 확산되면서 편안한 잠자리를 방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박 겉핥기식’ 방역활동에 대한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임모씨(68·제주시 삼도1동)는 “방역이라고 해야 차로 한번 지나가는 것이 전부고, 이마저도 요즘은 도통 보이지 않는다”며 “저녁이면 가족 수대로 살충제를 들고 뿌려대는 것이 일”이라고 토로했다.
주부 문미숙씨(31·제주시 이도1동)도 “잠깐만 눈을 떼면 젖먹이 아기 얼굴이며 여기저기 모기에 날파리가 장난이 아니다”며 “일부러 돈을 들여 전문업체 방역까지 했지만 그때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