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조선족이 알선 브로커로

무사증 입국 이용 불법체류 조직 확산…점 조직·토착화 등 우려
올들어 8월말까지 273명 적발…적극적인 차단책 마련 필요

2008-10-21     고 미 기자

제주를 통로로 한 불법체류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으로 귀한 조선족이나 무역업을 하는 중국인이 알선 브로커로 이들을 도운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0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이용,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려던 중국인 공모(32)·진모씨(여·31) 등 2명을 제주도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항공권을 주고 불법체류를 도운 알선 브로커 장모씨(38·서울)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16일 서귀포경찰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주에 들어온 뒤 타지역으로의 불법 체류를 시도하던 20~40대 중국인 남성 4명을 제주국제공항에서 검거, 구속했다. 이들 중에도 다른 3명에게 가짜 주민증을 건넨 알선 브로커가 포함돼 있다.

장씨는 조선족 출신의 귀화자로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타 지역 이동이 가능한 점을 이용, 다른 중국인의 불법체류를 도운 뒤 제주를 빠져나갔다가 서울 김포공항에서 붙잡혔다.

지금까지 무사증 입국 뒤 불법으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려다 적발된 중국인 등 외국인은 다수 적발됐지만 현지 브로커로 불법체류를 돕던 귀화 조선족이 붙잡힌 것은 이례적이다.

서귀포서에서 붙잡은 알선브로커 역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유통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무사증 입국을 이용한 불법체류에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 특히 도내에서 활동하는 브로커가 적잖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도내 호텔 커피숍 등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장소를 이용, 다른 사람의 주민증을 건넨 중국인 또는 조선족 브로커가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졌지만 실체를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지난해 8월까지 1만3549명에서 올들어 같은 기간 1만5268명으로 12% 늘어나는 동안 무단 이탈자는 지난해 8월말까지 36명에서 올들어 273명으로 7배 이상 늘어나는 등 무사증 입국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