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사업주도·근로자도 ‘힘들다’

9월말 현재 1227명·37억 상당 노동 대가 받지 못해…꼬박 한달 사이 71개 사업장 자금사정 열악
경기 침체 아예 문닫는 사업장 늘어, 내달부터 매주 2·4째 목요일 무료 법률 구조 원스톱 지원

2008-10-30     고 미 기자

최근 지속되는 경기 악화 여파로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광주지방노동청 제주근로감독과에 따르면 올 1~9월말까지 도내 임금 체불 근로자수는 1227명(543개 사업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5명(491〃)에 비해 37% 가까이 늘었다.

전국적으로 임금체불근로자 수(9월말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도내 사정이 더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체불된 임금 총액도 37억6800만원(전년 이월금액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4300만원에 비해 32.5% 많았다.

8월말 기준 도내 체불임금 규모는 472개 사업장·1064명·32억6800만원. 추석을 전후해 집단 입금 체불과 고액 체불 발생 사업장 등에 대한 관리가 이뤄졌지만 꼬박 한달만에 71개 사업장이 근로자 임금을 줄 수 없을 만큼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고, 163명이 5억원 상당의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최근 경기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안팎으로 ‘추운’ 겨울을 예고했다.

양태녕 근로감독관은 “예전에는 사정이 안 좋으면 직원 1~2명을 줄이거나 하는 것으로 버텼지만 지금은 아예 휴업이나 폐업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보니 사업주나 근로자 모두 ‘여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들 임금 체불 근로자를 위해 내달부터 ‘무료 법률 구조 원스톱 지원의 날’이 운영된다.

무료 법률 구조 서비스가 운영된 지 3년 가까이 됐지만 지방 노동관서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를 이중 방문해야하는 등 불편이 많았던 점을 보완, 지정된 날에 지방노동관서만 찾아오면 신청서 접수와 소송 상담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제주는 상담 수요와 법률구조공단의 인력 사정을 감안, 매달 둘째·넷째 목요일 오후 2~5시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