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이 탄생시킨 안동의 성공브랜드

장시간 저장위해 고등어 염장기술 축적·진공포장 개발로 전국화
통조림 생산·프랜차이즈 사업·복합전 단지 추진 등으로 변화시도

2008-11-10     김용현 기자
   
 
  ▲ 고등어에 소금을 뿌리는 직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경북 안동지역은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지역이다. 안동시는 주변에 바다가 없음에도 불구, 우리나라 대표 수산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수산물 저장을 위해 시작된 고등어 소금절임 전통이 현대감각에 맞게 변화되면서 '안동간고등어'라는 히트상품이 탄생하게 됐다.

△옛 전통의 현대화로 브랜드 성공

안동시는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 안동지역에 도착하기 전에 상하기 일쑤였다.

예전 상인들은 안동지역에 고등어를 유통하기 위해 소금으로 염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안동간고등어 브랜드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안동지역은 고등어염장기술이 오랜 기간 축적되며 발전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안동지역 재래시장에서 비위생적으로 간고등어가 판매됐고, 저장을 위한 염장으로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안동지역 생산업체들은 오랜 전통기술을 토대로 1998년부터 위생적·체계적·현대적인 브랜드 개발을 시작했다.

특히 안동시와 업체들은 보다 위생적인 공급을 위해 전국에서 최초로 수산물 진공포장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전통식 안동간고등어가 현대인의 입맛에 너무 짜다는 평가를 받자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염장기술을 개발해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안동간고등어는 새로운 포장과 염장기술을 활용해 재래시장에 한정된 유통망을 홈쇼핑과 백화점 등으로 확산하는 데 성공했다.

△고급브랜드화로 경쟁에서 승리

안동간고등어는 지역내 5개 업체가 참여했고 안동시가 지원하면서 개발된 공동브랜드다.

안동간고등어 브랜드 제품은 고품질 상품 생산과 유지를 위해 전량 남해안과 제주산 등 국내 고등어를 재료로 사용하고 있고, 서해안 천일염과 국내산 죽염 등을 이용하고 있다.

모든 참여업체들은 ISO품질인증, HACCP(식품유해요소중점관리기준), 수산물품질인증(국립수산물관리원 인증) 등을 받으며 제품의 품질과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40년 이상 고등어 간잽이를 하고 있는 장인을 앞세워 홍보했고,  '최고의 염장기술=안동간고등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확산됐다.

안동간고등 브랜드는 고품질·위생·최고 기술·현대적 감각 등을 접목한 고급화 전략으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간고등어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안동시는 중산층 이상을 목표시장으로 설정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고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으로 안동간고등어 브랜드는 연간 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고, CJ홈쇼핑에서 7년연속(식품부) 판매 1위를 차지하는 히트상품이 됐다.

또 지난해 삼성경제원구원은 안동간고등어 브랜드 가치가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로 성공 이끌어

이처럼 안동간고등어 브랜드는 새로운 변화와 시도로 성공을 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동간고등어 브랜드 제품은 배를 갈라 내장만 제거하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그대로 염장하는 정통방식 제품은 물론 머리와 꼬리를 제거한 후 염장하는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맛벌이 주부들이 별도의 손질없이 포장만 뜯고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안동간고등어 브랜드 참여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생산을 위해 올해 8월 통조림 제품을 개발해 전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안동간고등어 프랜차이드점 사업이 추진됐고,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또한 안동간고등어 참여 업체들은 예전 고등어 이동과 염장법을 재현한 '안동석빙고 장빙제'를 개최, 관광산업과의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안동시와 참여업체는 향후 안동간고등어 단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장들이 따로 떨어져 있어 운송과 폐수처리 등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간고등어 단지내 박물관·체험장·판매장·음식점 등을 조성, 집약화·규모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오상일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장 "새로운 변화, 철저한 관리, 공동 브랜드 이뤄져야"

   
 
   
 
  "지역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변화와 철저한 품질관리, 공동브랜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오상일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장은 "안동간고등어의 성공비결에 대해 3가지로 요약을 했다.

오 회장은 "안동간고등어는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생산·판매됐지만 판매망 확대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전국판매망 구축을 위해 위생적이고 맛을 유지할 수 있는 포장기술이 필요했고, 1998년께 전국 최초로 수산물 진공포장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 회장은 "최근 국내산 고등어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해 전량 제주와 남해안 등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입산 소금으로 절임을 하면 간고등어에 쓴 맛이 강해 품질이 떨어진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100% 서해안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지역브랜드가 성공을 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생산업체가 안동간고등어 브랜드로 판매하려면 협회와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주기적으로 위생과 품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생산자가 다르더라도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공동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개별브랜드보다 파급효과가 크다"며 "공동브랜드가 구축되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생산조절과 품질향상에 있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