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이 넝쿨째로…'못생긴' 호박들의 향연
출품회·경진대회 등 전시·참여행사 다양
매년 축제주제 달라…새로운 볼거리 제공

지난달 12일 김녕미로공원에서는 '자연, 그 자연스러움을 찾아서' 주제의 호박축제가 열렸다.
김녕미로공원 호박축제의 주 테마가 되고 있는 호박은 잎·줄기·꼭지·과실·종자 등 모든 부분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쓸 수 있는 식물이다. 호박은 익어감에 따라 카로틴이라는 영양성분이 증가하는 건강식품으로 회복기 환자나 위약한 사람, 비만증인 사람의 다이어트, 당뇨와 산후의 부기 빼기, 숙취해소에 좋은 식물이다.
특히 늙은 호박에는 황색을 띠는 천연색소인 카로트노이드계 화합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서 성인병, 변비, 설사, 기침, 감기, 냉증, 피부보호, 야맹증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고, 동짓날에 호박죽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예부터 전해 내려올 정도로 중풍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김녕미로공원에서 호박축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 공원을 설립한 미국태생 더스틴 교수가 미국의 여러 주에서 호박의 수확기에 가장 큰 호박을 키운 사람을 선발하는 호박 경진대회(펌킨페스티발)에서 힌트를 얻어 미로공원과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관광객과 함께 하는 축제를 개최하면 매우 재미있는 축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2004년 10월 31일에 처음으로 개최된 제1회 호박축제는 더스틴 교수가 봄에 미국에서 자이언트 호박씨를 구입해 김녕·세화노인대학에 무료로 나눠주고, 가을에 호박을 가장 크게 키운 사람에게 소정의 상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시작으로 김녕미로공원이 주최하고 김녕·세화노인대학이 주관하여 처음 열렸다.
지난달 12일에 열린 제5회 김녕미로공원 호박축제는 그 주제를 '자연, 그 자연스러움을 찾아서'로 설정해 김녕미로공원 일대에서 하루의 행사로 열렸다. 축제의 프로그램을 보면 오전 행사, 오후 행사, 전시행사, 참여행사로 나눠져 있다.
오전행사는 9시의 대형 호박 출품회를 시작으로 하여 김녕중학교 풍물패의 길트기 행사, 대형호박 시상식과 무대 공연 중심의 개회식, 집줄 놓기, 게이트볼, 윷놀이 대회, 자연그림 그리기 대회, 호박 머리에 이고 달리기 1부 행사 등이 행해졌다. 오후 행사는 1시 30분부터의 허수아비 만들기를 시작으로 호박조각 경진대회, 숲속의 호박음악회, 호박 머리에 이고 달리기 2부 행사, 자이언트 호박 경매, 허수아비 만들기 및 호박 조각대회의 심사, 시상식 및 제주맥주 파티 등이 행해졌다.
전시 행사는 세계자연유산 사진전, 곶자왈 사진전, 이색 호박 전시회, 천연 도자기 전시회, 우리 농산물 전시 판매 행사 등이 열렸다.
참여행사는 토피어리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미로상징 도장 찍기, 행운의 소원 빌기, 윷놀이·딱지치기·투호놀이·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 오카리나 악기 체험, 고구마 구워먹기 등이 열렸다.
호박축제가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 프로그램은 자이언트 호박 품평회, 이색 호박 전시회, 호박음식 나눔 행사, 호박 머리에 이고 달리기, 호박조각 경진대회 등이다. 자이언트 호박 품평회는 미로공원이 난지농업연구소로부터 봄에 호박 모종을 제공받아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뒤 심은 다음 축제 때까지 가장 크게 키운 주민에게 시상을 하는 행사로 금상, 은상, 동상, 참가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이색 호박 전시회는 난지농업연구소에서 키운 다양한 호박들을 축제장에 가져와 전시함으로써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호박 모종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다.
호박 음식 나눔 행사는 김녕노인대학 여학생들과 김녕농협 여직원회가 정성껏 마련한 500여 명분의 호박죽, 호박전, 호박떡 및 돼지고기를 축제장을 찾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로 축제장을 찾은 사람 모두가 하나 되는 행사가 되고 있다.
호박 머리에 이고 달리기는 어린이들이 5명 단위로 다양하고 예쁜 호박을 머리에 이고 미로공원의 목표물까지 달려가서 손등에 도장을 찍어오는 순서로 상품을 제공하는 경기로 1·2등의 어린이에게는 학용품을, 나머지 어린이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시상함으로써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사가 되고 있다.
호박 조각 경진대회는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로 다양한 형태의 호박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 동물의 모습, 물병의 모양, 돌하르방 등의 모습을 조각하면, 심사를 거쳐 그 순위에 따라 상장과 상품을 제공하는 행사로 제주도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외국인 영어강사와 어린이들이 주로 참여하는 행사다.
호박축제의 큰 매력은 이 축제가 아름다운 관광지인 김녕미로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라는 점이다. 김녕미로공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로 디자이너인 애드린피셔의 자문을 받아서 더스틴 교수가 1983년부터 20여 년 동안의 노력 끝에 영국산 랠란디 나무 2232 그루를 식재하여 제주도의 역사를 상징하는 제주 해안선, 조랑말 문양, 뱀의 문양, 고인돌, 배문양, 음양문양, 경위선 등 7개의 상징물을 형상화한 공원이다.
특히 이 축제는 '지역주민이 재미를 느끼는 축제는 반드시 관광객이 좋아하는 축제가 된다'는 컨셉으로 개별 관광지가 주관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개최하는 축제로 지역주민, 어린이, 지역노인, 관광객 모두가 좋아하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고 있다. 또한 매년 축제의 주제를 달리함으로써 축제 참가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 축제의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축제는 주차장이 비좁고 축제장 공간이 너무 협소해 큰 축제로 확대시키기가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 축제는 개별 관광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함께 묶는 내실 있는축제로 육성시켜 나감으로써 관광지의 경쟁력을 키우는 모델축제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시 관광축제위원장
|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이색적인 문화관광축제로" 김영남 김녕미로공원 대표이사 | ||||||||||||
그동안 이 축제를 개최하면서 갖는 보람이라면 지역주민, 관광객, 어린이, 외국인 모두가 어우러져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김녕미로공원이라는 단일 관광지가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이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장과 주차장이 협소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로 키우지 못하고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릴지도 모르는 우려 때문에 축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호박축제의 향후 방향을 묻는 대답으로 김 대표이사는 "축제는 즐거워야 된다는 생각으로 향후에도 호박축제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