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섬을 꽃밭으로 물들일 차별화된 축제로"
말레이시아 시가행진, 세계곳곳 생중계
망통레몬축제 동화 주인공 테마로 꾸며
말레이시아 꽃축제

매년 제주도에서는 4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축제들은 그 규모와 차별성에 있어서 세계의 유명한 축제들에 크게 뒤쳐짐으로써 제주도에는 축제는 많으나 제주도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가 없다는 소리들이 많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제주도의 지역적 소재를 가지고 세계의 유명축제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제주대표축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제주대표축제는 제주도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뚜렷한 4계절을 가지고 있고 계절별 차별적인 축제를 육성할 경우 제주도의 생명산업인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각 계절을 대표할 수 있도록 축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제주대표축제의 제안에서는 지역의 소재를 활용하되, 해당 테마별로 국제적으로 널리 성공한 세계적인 대축제의 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
제주의 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꽃과 함께 시작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꽃은 왕벚꽃, 유채꽃, 감귤꽃 그리고 철쭉 등이다. 이러한 꽃들은 3월 하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5월까지 제주의 산과 들을 온통 하얀색, 노란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의 봄축제는 이러한 제주도의 아름다운 꽃들과 그 꽃이 선사하는 과일과 벌꿀 등을 함께 아우르는 봄꽃대축제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꽃과 과일을 소재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를 보면 말레이시아의 꽃축제, 프랑스의 망통레몬축제, 네덜란드의 튤립축제 등이다.
말레이시아의 꽃축제는 축제의 나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매년 7월에 일주일 동안 개최되는 이 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다. 이 축제의 주 볼거리는 국제 꽃 전시회와 꽃마차 퍼레이드다. 이 중에서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꽃마차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꽃마차 퍼레이드에는 모든 종류의 기업, 단체, 관공서 등이 해마다 정해지는 꽃축제의 주제에 따라 임의로 출품 작품의 소주제를 정해 참가한다. 따라서 각 팀들은 말레이시아 국기를 형상화하거나 오랑우탄, 열대어, 바닷가재, 말레이시아의 전통 연인 와우, 용, 인어 등의 모습으로 꽃마차를 꾸며서 시가행진에 참여한다. 시가행진에는 내국인은 물론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와 일본이 참여하고 있는데, 퍼레이드 상황은 말레이시아 전역과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싱가폴, 태국 등의 국가에서 생중계된다.
퍼레이드용 작품을 만드는 재료들은 주로 장미와 난초를 비롯하여 20여 종의 꽃과 30여 종의 각종 과일들이 사용되는데, 꽃 장식물의 70% 정도를 생화로 사용함으로써 말레이시아 화훼산업을 육성시키는 축제가 되고 있다.
퍼레이드는 대개 꽃축제의 마지막 날 아침 8시에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모여든 거대한 꽃 조형물들과 외국에서 참가한 팀들이 쿠알라룸푸르 한복판에 위치한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연도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시작된다. 빌딩 앞 광장에서 즉석 축하공연이 열리고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퍼레이드에 참가한 꽃마차들의 시가행진이 시작된다.
꽃마차 퍼레이드의 심사는 원예·설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담당하는데, 주제상·창작상·특별상·외국 참가 부문상 등을 선정해 시상하고, 아울러 축제의 주제를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표현한 작품에 대해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시상한다.
프랑스의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지방의 리비에라 해안의 조그마한 도시 망통에서 매년 개최되는 망통레몬축제는 지역의 특산물인 레몬과 오렌지 등의 과일과 꽃을 가지고 동화소재의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고 있다.
이 도시는 천지창조에 등장하는 이브가 낙원에서 레몬을 하나 훔쳐서 망통지역에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레몬과 오렌지가 유명한 지역이다.
망통에서는 그랜드호텔시대인 1895년에 호텔 사업자들이 겨울철 비수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카니발을 개최한 이래, 1929년에는 리비에라호텔의 정원에서 꽃과 레몬을 이용한 본격적인 전시회가 열린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34년부터 매년 2월에 망통레몬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의 볼거리는 도시 중심에 위치한 비오베정원에 전시되는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10여개의 거대한 조형물과 시내에서 행군하는 꽃마차 퍼레이드 등이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레몬과 오렌지 등의 과일과 꽃으로 장식한 조형물과 수레가 태양의 산책로라고 불리는 거리를 따라 행진하는 꽃마차 퍼레이드가 된다.
망통레몬축제의 특색 중에서 특이한 사항은 동화속의 주인공을 테마로 축제를 꾸민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2006년에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인 라 퐁텐의 우화를 주제로 했다면, 지난해에는 샤를로 페로, 금년에는 피노키오, 그리고 내년에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 매년 주제를 달리해 축제를 꾸밈으로써 매번 새로운 느낌의 축제를 만들고 있다.
이 외에도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배짱이, 여우와 황새, 신데렐라 공주, 장화신은 고양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다양한 우화 속 주인공들이 레몬으로 장식된 구조물로 만들어져 퍼레이드를 하기 때문에 관람객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네덜란드의 튤립축제는 이 나라의 상징인 튤립을 주제로 매년 3월 하순 튤립시즌에 열리는데 이 축제의 볼거리는 형형색색 무지개 빛깔의 튤립 꽃밭과 꽃마차 퍼레이드다.
이 축제는 암스테르담 서남쪽의 알스메르 거리를 출발한 꽃마차가 30㎞를 행진해 암스테르담 시내로 들어오는 퍼레이드로 수많은 꽃들이 수레에 실려 행진하는 가운데 그 중앙에 '꽃의 여왕'으로 선발된 네덜란드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하늘을 수놓는 꽃가루 속에 묻혀 행렬 양옆으로 늘어선 구경꾼들의 환호에 답하면서 절정을 이룬다.
튤립축제는 축제 기간 동안 네덜란드의 알리카플, 하아렘, 리세, 라이센 일대가 온통 튤립으로 만들어진 카페트를 연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꽃밭이 만들어지고 꽃마차 퍼레이드가 매우 웅장하기 때문에 축제시즌 동안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150만 명에 달한다.
제주도의 봄꽃대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왕벚꽃축제와 유채꽃잔치를 통합하고 수백만평 규모의 아름다운 왕벚꽃 단지, 유채꽃 단지, 철쭉꽃 단지를 조성해 제주도의 온 섬을 꽃밭으로 물들이는 차별화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
봄꽃대축제의 주 내용은 제주의 꽃과 과일, 그리고 꽃과 벌이 만들어 내는 벌꿀 등을 모두 아우르는 주제들로 구성할 수 있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국제 꽃 전시회, 세계 감귤 전시회, 세계 꿀 전시회 등의 대형 전시회와 꽃의 여왕 선발대회, 그리고 각종의 꽃과 감귤로 장식된 아름다운 꽃마차 퍼레이드 경연 등을 들 수 있다.
제주시 관광축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