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녹차 위기를 넘어 세계 명품으로 도약
국내 대표 녹차브랜드 성장 연간 1000억원 소득·관광과 연계 부가가치 극대화
지난해 농약파문 등 위기…안정성 확보·품질 인증·가공공장 운영 등으로 극복중
전라남도 보성군은 1914년 일본인들이 차 생산을 위해 녹차를 재배하면서 본격적으로 '녹차 수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보성 녹차는 웰빙 바람과 맞물려 국내 대표 녹차브랜드를 육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녹차 농약 파문이 확산되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보성 녹차는 명품 녹차 생산과 가공센터 가동 등으로 명성을 다시 찾고 있다. 
△국내 녹차 상징 '보성'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녹차하면 보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100년 가까운 재배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보성 녹차는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성공했다.
보성지역은 예전부터 녹차가 재배됐다. 문헌상으로는 세종실록지리지에 보성의 작설차 기록이 남았으며, 1741년 보성군지에도 보성은 차가 으뜸이라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당시 수요가 고유층 일부만 녹차를 즐기던 특성상 소규모 재배에 국한됐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녹차 소비를 위해 보성지역에 녹차를 대량 재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나라 대표 녹차 재배지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녹차가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가 있고, 중금속 등 공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등 녹차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동원식품 등 국내 유명 식품회사가 보성녹차 가공제품을 생산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했다.
현재 보성지역 녹차재배 농가는 1363가구에 면적은 1148㏊에 이르고 있고, 지난해 8430t(생엽 7052t·건엽 1410t)을 생산해 967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녹차+관광' 브랜드 가치 더욱 높여
보성군은 녹차산업을 1차산업에서 제한하지 않고, 관광산업 연계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성지역에 다원(녹차재배지)들이 드라마와 영화 CF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졌다.
현재 개인이 운영하는 다원들은 산책과 사진촬영 코스 등을 만들어 입장료를 받고 있고, 음식점과 특산품 판매점 운영 등을 통해 녹차 생산외 별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보성군은 관광객을 위해 녹차밭과 바다, 호수를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들었고, 군 지역내 율포해수욕장 인근에 해수암반수를 끌어 올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수녹차탕을 운영하고 있다.
보성군은 매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녹차밭에 높이 120m, 폭 160m 크기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 겨울철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보성군은 전국에서 최초로 녹차를 테마로 한 축제인 보성다향제를 1974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보성다향제는 매해 5월 다향의 밤을 시작으로 다신제, 차잎따기 경연ㆍ체험, 차 만들기 체험ㆍ경연, 외국인 차잎따기와 차만들기 체험행사, 한국차아가씨 선발, 한국 명차 선정대회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농약파문 위기를 기회로 전환
보성녹차는 국내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값싼 중국산 녹차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옥수수수염차 등 경쟁제품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모 언론사의 보도로 농약녹차 파문이 확산되면서 보성을 비롯한 국내 녹차재배 농가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보성녹차 생산량은 2006년보다 10.2% 감소했으며, 생엽 ㎏당 소득도 지난해 2473원으로 전년 5000원보다 50% 이상 줄었다.
보성군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녹차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인증받기 위해 미국 농무부로부터 유기인증 획득을 확대하고 있다.
보성 지역내 다원(녹차밭) 7.4㏊에서 생산된 10개 제품이 지난해 8월 미국 농무부로부터 유기농산품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현재 추가로 7.6㏊의 다원에 대한 인증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보성군은 무농약 인증과 안정성 조사, 유기농 인증 평가에서 통과한 제품에 군수인증을 부여, 소비자들에게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 한 노력으로 보성군 녹차 재배면적의 87%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보성녹차는 지난 10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세계녹차 콘테스트 2008'에서 품질과 기능성 등에서 호평을 얻으면서 금상을 수상, 세계적인 명품차로 인정받았다.
보성군은 최근 독일 마운트 에베레스트사와 프랑스의 쌍떼낱 등 유럽의 5곳 업체와 보성녹차 전시와 판매 협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보성군은 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하루 24t의 생엽을 가공처리할 수 있는 녹차가공센터를 지난 10월 준공, 현재 시범 가동중이다.
보성군은 녹차가공센터를 통해 친환경 보성녹차를 각해 고품질 제품을 대량생산, 재배농가의 소득 증대와 대외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송봉석 보성군 녹차사업단장 "녹차 산업 위기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생존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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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석 보성군 녹차사업단장은 보성군은 물론 국내 녹차산업이 위기를 넘기 위해 브랜드 강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송 단장은 "보성군은 수백년동안 이어온 녹차 재배와 가공 기술을 토대로 고품질 녹차 생산에 주력했고, 보성다향제와 각종 녹차 체험프로그램, 해수녹차탕 개발 등으로 보성녹차의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송 단장은 "현재 보성지역은 농가들이 녹차생엽을 생산해 가공업체에 납품하는 위주로 유통생산구조가 형성됐다"며 "농가소득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보성녹차 가공유통센터를 건립했다"고 말했다.
또 "기존 녹차 중심에서 홍차와 보이차 등으로 제품 다변화를 시도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며 "또 녹차 품종 개량을 통해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송 단장은 "녹차 파문이후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해충 포획기를 개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 유기농산물 인증 획득 확대와 군수인증제 등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