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습관'이 피운 사랑의 꽃

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 봉사동아리 '어피니티'
매주 요양시설 정기봉사 외에 모금활동 등 사랑전파

2009-09-04     이상민 기자

   
 
  김소은 어피니티 회장(17·중앙여고2)과 양정혜 어피니티 기획부장(17·중앙여고2)  
 
한국속담에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라는 말이 있다.몸에 밴 버릇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도내 중·고등학생이 모여 결성된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소장 허철수)소속 봉사 동아리 '어피니티'

김소은 어피니티 회장(17·중앙여고2)과 양정혜 어피니티 기획부장(17·중앙여고2)을 만나 서서히 몸에 배고 있는 '아름다운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피니티'는 학교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권유로 결성된 단체가 아닌 봉사에 뜻 있는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순수 봉사동아리다. 운영비도 회원들이 월마다 내고 있는 자그마한 '용돈'이 전부다.

김소은 양은 "대학 진학시 봉사시간이 평가 점수로 반영되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강압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하지만 어피니티 회원들은 시설에서 발급해주는 봉사활동 확인서도 마다한채 상관없이 진심으로 봉사에 뜻 있는 청소년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노인복지시설 및 요양시설 봉사 외에 이라크난민돕기 봉사, 식목일 나무심기, 불우이웃 돕기 자선모금활동 등 다양한 '사랑'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행사는 자선모금활동이다. '어피니티'는 지난달 16일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청소년 축제에서 부대행사로 자선모금을 열어 성금 82만원을 제주 사랑의 열매에 기탁했다.

하지만 행사를 치루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바짝 오그라든 경기에 행사 스폰서를 구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김소은 양은 "어떤 날은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모인 돈이라곤 3만원이 전부였다"며 "그래도 자식벌의 학생들이 기특하다며 선뜻 돈을 내밀어 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곤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결성된 '어피니티'는 결성 첫해 회원수가 4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회원수는 5년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47명에 이르고 있다.

참된 사랑을 몸소 경험한 이들은 '이 좋은 일을 나만 할 수 없지 않느냐" 생각에 친구, 지인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전파하고 나섰다.

양정혜양은 "어피니티 가입돼 있던 친구가 틈만 날때면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 벌써 1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곱지 않게 보는 일부 어른들의 시선은 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소은양은 "학업과 봉사활동을 병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일부 어른들은 봉사활동 하는 것보단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아쉬운 소리'를 하시는데 학원 다니고 문제집 푸는 것만이 학생의 도리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봉사란 '꾸준한 실천' 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양정혜양은 "봉사활동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참된 보람을 느낄 수가 없다"며 "대학생이 되고, 또 직장생활을 하게 되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고 전했다.

'아이구 내 새끼 또 왔어'라며 손을 잡아주시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볼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그들. 그들의 '아름다운 습관'이 각박한 세상에 참된 사랑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상민 기자 lsm8251@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