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넘어 ‘특별한 1%’ 제주인으로 거듭나야

[사람이 자원이다] <2부>제주의 혼을 심는다 : 에필로그
산재한 제주인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 내·외부 모두 공감
제주·비제주 출신 포함…인재풀 확대 발전시켜야

2009-09-07     박미라 기자

 # 전국의 '1%' ?
 2005년 기준 제주의 인구는 54만2000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4813만8000명의 1.1%다.
 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인구집중계수는 지난 1970~90년대 1.2%에 비해서도 줄어들었고, 향후 2030년까지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2007년 발표했던 '시도별 장래인구추계결과'에 따르면 2005~2030년 서울, 경남, 광주, 제주, 충북, 충남 등 6개 시도는 인구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되며, 특히 제주는 2013년 인구가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감소시점(2018년)보다도 앞선 것으로, 제주는 향후 4년 후면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즉, 최근의 자연적·사회적 이동 추이를 감안할 경우 2012년 이후 인구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사회에서 이는 지역적 약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통계 추계는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미루어 계산한, 말 그대로 '전망'일 뿐이다.
 특히 최근의 시·도별 출생 및 사망 추이, 인구이동 추이를 기초로 한 것인 만큼 제주도가 추진하는 각종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 등 지역의 중장기 개발계획은 반영되지 않았다.
 더욱이 전국의 1%가 힘의 1%를 상징하는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은 지금, '1%' 를 한계라는 인식이 아닌 특별한  '1%'로 극대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문한다. 
 제주출신 한 인사는 "인구가 적다는 점에서 제주가 정치력이 약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며 "제주가 치고 나갈 힘과 능력은 분명히 있다"고 조언한다.
 
 # 산재한 인적 네트워크 '하나로'
 제주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이어져 왔으나 여전히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를 떠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제주 출신 인사들은 오히려 더욱 제주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에 더욱 공감한다. 때문에 자생적인 모임을 통해 제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작은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만 하더라도 재경제주도민회를 비롯, 지역별 향우회 이외에도 제주출신들 스스로 각종 모임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재경 제주도출신 공무원 모임인 제공회를 비롯해 국회에서 활동하는 제주출신 직원들간 모임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으며, 여의도에서 활동하는 제주출신을 주요 대상으로 한 여의도 포럼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주내외 도민이 함께 제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구성한 제주국제협의회를 비롯, 제주금융포럼이 활동 중이다.
 IT업계에서 종사하는 제주출신이 만든 제주 IT포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는 제주출신 모임 제주엔터테인먼트 모임, 제주출신 언론모임까지 각 분야별로 제주출신들이 포진해 모임을 구성하고 고향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에서 일어나는 일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오히려 제주출신을 고향에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연장선상에서 "전세계 제주인 DB를 축적하고 한 장소에 모으는 일, 제주인 대회 등은 제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경제 분야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제주출신들 한자리에 모으는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는 첫 시도로서, 도내외적으로도 기대감이 크다. 
 
 # 내부 결속·외부 관리 동시에
 제주출신 인사들은 공고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제주 도민 내부의 결속을 주문하고 있다. 
 강석희 CGV 대표는 "제주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제주도 내부부터 대화를 통해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필요한 것 같다"며 "지방정부, 학계, 시민사회단체, 오피니언 리더가 공감을 이뤄내야 외부에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측면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내놨다.
 제주출신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영리더스 아카데미를 통해 청년인재 육성에 도움을 줬던 서재경씨는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갖는 소지역주의를 깨야 한다"고 지적한데 이어 "'제주에서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우물안 개구리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제주의 질적 성장을 위해 인맥 마케팅은 비단 제주출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제주와 인연을 맺은 명예제주도민을 비롯한 비제주출신에 대한 지속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인맥 관리와 활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용하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본 기획 인터뷰에서 "미국내 유태인은 800만으로 전체 인구 2억8000만명의 3%도 안되지만 학계·금융·언론계를 완전히 장악, 미국 전체를 자신들이 원하는 데로 끌고 간다"며 "사람 수가 전국의 1%라는 것은 낙담할 사항도 아니고 제주도의 결점은 아니"라고 충고한바 있다.
 특히 그는 "살지 않더라도 제주도를 위해 활동해주면 그가 제주도의 인재"임을 라며 "제주에서 출생했거나 제주를 사랑하거나 제주를 위해 활동하는 등 관련이 있는 모든 이들을 포함하는 제주도의 인재풀로 확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박미라 기자 <끝>
 

 


 

 "국가발전 직결 합리적 지역정책 발굴"
 강창일 국회의원
 "1% 특화가능성 충분"
 

   
 
  ▲ 강창일 국회의원  
 
 강창일 국회의원(민주당, 제주시 갑)은 "제주도는 인구도 적고 땅도 적어서 1%에 정치력밖에 안 되는 것은 사실이며, 그로 인한 국가 정책 결정, 예산 등에 어려움도 있다"며 "그러나 부정적으로만 볼게 아니다. 인구, 땅 넓이와 같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가 우선돼야 한다"며 제주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역시 '사람'이다.

 강 의원은 "우수한 제주인을 배출, 극복해야 한다"며 "'어떻게'에는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탄탄한 지역교육에 관한 문제,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와서 살수 있도록 하는 고용창출 등 다양한 문제가 대안으로 강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제는 한국사회 역시 지역주의를 넘어 공공성과 합리성이 대두되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희망을 두고 있다.

 강 의원은 "과거에는 정책 결정때 지역주의를 토대로 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회로 가면서 지역주의는 극복될 것이며, 제주 역시 국가발전과 직결되는 지역정책을 발굴한다면 국가?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주는 관광지이자 국제자유도시로서 동북아 중심에 위치해 있고 대한민국 관문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제주의 지역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을 견인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강 의원은 이어 "제주인들도 세계인이라는 열린 마음으로 국가와 세계 문제를 논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럴 때 미래 제주의 정치적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제주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제주에 호감을 느끼고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제주의 1%라는 특성을 '특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박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