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이 없이 모두 웃는 날 꿈꿔요”

[험한세상 다리되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자 김순채씨

2009-10-23     오경희 기자

   
 
  김순채씨는 우리 사회에 몸과 마음으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2003년부터 공동모금회에 기탁
간병 등 각종 봉사활동도 열심
“할 수 있는데까지 남 도울 것”


 매년 추석과 설이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올해 추석에도 어김없이 김순채(55)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문을 두드렸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지원받는 식비, 교통비 등 활동비를 모아 성금을 기탁했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성금 기탁은 어느덧 6년이 됐다. 김씨는 성금 기탁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부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씨를 만난 날도 그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나이가 들면서 다른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힘들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가정을 꾸리고, 조금의 여유가 생겼을 때 내가 힘들었던 만큼 다른 사람의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김씨는 지난 2007년까지 제주시내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했다.

 따뜻한 밥 한끼를 마련해주고 손님들이 건넨 돈을 그는 차곡차곡 모아갔다.

 장사가 잘 되는 날은 잘된 만큼, 안 되는 날은 안 된 만큼 따로 모아둔 돈을 해마다 추석과 설이면 성금으로 보냈다.

 손님이 많은 날에는 전할 수 있는 사랑이 그만큼 커진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

 가게를 그만 둔 후에도 약간의 돈이 생길 때면 성금을 위해 모아뒀다. 가끔씩 지원받는 봉사활동비도 고스란히 성금으로 보냈다.

 심지어 봉사활동을 갈때 다른 사람의 차라도 얻어 타게되면 교통비로 원래 쓰려던 자신의 돈까지 보냈다.

 "왜"라는 물음에 그는 "원래 봉사활동을 위해 쓰려던 돈이니까 다른 데 쓸 이유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성금 기탁 뿐만 아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새마을부녀회에서 봉사활동을,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한올간병봉사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봉사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씨는 "봉사활동을 다니다 한 할머니의 생일상을 차려준적이 있는데  그 때 그 할머니가 '처음으로 생일상을 받아봤다'며 울음을 쏟아내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자신을 위해 베풀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 또한 60을 바라보는 나이이기에.

 일주일을 매일같이 봉사활동을 다니고, 쌈짓돈을 모아 또 성금을 기탁하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따로 없다.

 남편은 그런 김씨를 말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곁에서 지켜본 두 자녀들도 김씨의 모습이 당연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올해 김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매해 추석과 연말이되면 어김없이 보내오는 따뜻한 마음에 감사함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김씨에겐 정말 '힘'이 되는 듯 했다.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조금씩 모은 돈을 성금으로 보낼 때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그는 "언제까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힘을 다해 앞으로도 다른 사람을 돕겠다"며 "한번의 관심에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그래서 그는 이세상에 희망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순채씨가 말하는 '힘든 사람 없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날'  바로 그런날이 오기를.  <오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