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효과 극대화

[함께 만드는 녹색 미래] <3>가나가와 트러스트 미도리재단 下

2009-12-24     고 미 기자

주민참여 유도 위한 트러스트 홍보.모금 활동 등 재단 몫

지자체-재단-시정촌 연계 통한 활성화 사례도 나타나

 가나가와현이 20년 넘는 시간동안 한결같은 기준으로 녹지를 확보한 이유는 적절한 역할 분담에서 찾을 수 있다. 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지역주민이 각각의 역할을 나눠 갖고 서로를 지지하는 형태로 유지하면서 다른 지역과는 달리 견고한 녹지 보존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지역주민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기금 모금과 트러스트 운동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 가나가와 트러스트 미도리재단은 나이 구분없는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 유도로 트러스트 운동 홍보는 물론 녹지 보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 지역주민의 힘 ‘중요’

 ‘보존 해야겠다’는 판단이 내려진 녹지는 가나가와현과 가나가와트러스트미도리재단(이하 미도리재단)이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매입하거나 임대계약을 맺는 형태로 지켜나가고 있다.

전부 다 매입해 보존하고 싶은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금에 한계가 있어 ‘민간 기부’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때문에 녹지를 보유하고 보존하는 큰 역할은 자치단체의 몫으로 하고 미도리 재단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홍보와 녹지보존계약사업, 녹화 사업(숲 만들기), 모금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숲 만들기는 미도리 재단의 역사에 포함되는 사업으로 녹지를 보존하는 작업과 함께 만드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숲 만들기에만 1년에 8000명 정도의 자원봉사자가 투입된다. 여기에는 지역 주민 외에도 현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수가 많다보니 한꺼번에 관리하기 보다는 각각의 구역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고 활동 전반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 숲 만들기 사업은 녹지보존과 함께 녹지를 만드는 중요한 사업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토우 마사히로 미도리재단 사무국장은 “자원봉사라고 해서 꼭 나무를 심거나 베는 일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에 필요한 연장을 빌려주는 경우도 포함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고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러스트 운동 홍보는 모금운동과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체 기금 중 민간 기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수준밖에 이르지 않는 등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이 약해지는 것이 고민이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처음 4만명에 이르던 재단 회원 중 현재 회비를 내는 회원은 1만2000명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가나가와현 인구가 900만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9명 중 1명꼴로 트러스트 운동에 참여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반적인 모금 운동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 모금 운동 캐릭터 외에도 간벌 작업 후 남은 나무를 이용한 생활용품과 친환경제품을 판매한 수익을 모금에 포함하고 있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간벌 후 남은 나무들을 그대로 뒀을 때는 2차 자연재해 등에 노출되기 쉬웠지만 생활용품 등으로 가공한 뒤에는 쓰임이 많다”며 “판매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홍보효과 등을 감안하면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관심의 긍정적 효과

   
 
  ▲ 가나가와 NT운동 조직  
 
자치단체의 강한 녹지 보존 의지는 적잖은 파급효과로 돌아오고 있다. 녹지보존정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자원봉사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 역시 자치단체의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가나가와현과 미도리 재단의 녹지보존모델에 대해 지역내 중소 도시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상명하복식 녹지 정책이 아니라 현과 시·정·촌(일본 기초자치단체 단위)이 함께 보존 의지를 공유하면서 활성화되는 사례도 있다.

녹지보존계약을 통해 관리되고 있는 구즈하 녹지와 이케노모리 녹지는 각각 하다노시(秦野市)와 야마토시(大和市)에서 자체 예산을 들여 시설을 갖추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교육·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어느 특정 지역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 보존이라는 큰 뜻 아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다른 시정촌에서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도리재단에서 최근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확보한 녹지를 공개하는 부분이다.

   
 
  ▲ 가나가와 트러스트 기금 운동 마스코트  
 
지역 주민이 산책을 하는 등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고는 하지만 재단의 힘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토우 사무구장은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해 녹지관리를 해보려고 한다”며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