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각문화 부흥기 우리가 활짝 열겠다"
<우리문화 지키는 사람들> 22. 서석각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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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석각자회 회원들의 모습. 회원들은 서각문화 부흥에도 일익을 맡겠다는 각오다. | ||
#서각 대회 입상자 주축
서석각자회(회장 고태준)는 서각 대회 입상자들이 주축을 이룬 서각단체다. 12년전에 결성된 서석각자회는 대한민국 명장의 영예를 안은 서석(西石) 유영민 선생(53)에게서 사사한 제자 28명이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앞서 큰엉·칠십리·산방·송악·제평 서각회, 제주대 평생교육원 소속 회원으로 활동해오다 서각관련 대회에 입상을 거듭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제주도내 서각회와 구별되고 있다.
고태준 회장이 지난해 통일맞이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회원들이 중앙의 각종 서각대회에서 잇따라 상을 수상해 서석각자회의 면모를 각인시킨 것은 대표적이다.
고인옥 회원(39)은 "서각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귀포 지역에서 서각을 배우고 싶은 열망만 키우다가 마침 안덕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유 선생이 진행하는 서각 프로그램에 교육생으로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며 "서각을 하면서 전통예술을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 제주지역에는 몇몇 서각회가 생겨났다가 서각문화에 대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했다. 더욱이 문화 향수층이 얇은 서귀포 지역에서 다른 문예장르도 아닌, 서각문화로 제주 대중의 문화의식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시도가 가능한가도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서각회들이 기나긴 동면에서 다시 깨어나고, 각 서각회 출신 회원들이 또다른 서각회를 결성하는 등 서각문화 지층이 차츰 두터워진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작가들에 의해서만 겨우 연명해왔던 서각예술이 80년대 칼라시대를 맞아 소재나 기법이 다양화되고, 누구든 빠른 시기에 터득할 수 있는 현대서각의 특징도 서각문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강순선 회원(48)은 " '서각의 불모지'인 서귀포 지역이기에 누구든 빠른 시기에 작업해 전시할 수 있는 서각의 특성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며"특히 문화적 향유의 소외지인 모슬포 대정지역에서 무료로 서각 교육을 할 수 있었기에 살림살이와 경제생활로 바쁜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고 말했다.
#능수능란한 刻의 세계 펼쳐
12년전에 결성된 서석각자회는 지난해에야 창립전시회(2009년 5월22~26)를 치렀다. 창립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회원들은 "각을 시작한지 여러 해, 그러나 지금도 무엇인가 부족하고, 아쉽고, 모자라는 마음"때문이라고 말했다.
창립전이 늦어지긴 했으나, 조계사 연등축제 초대전, UN본부 기념전, 미국 뉴욕 월드아트페어 초대전 등 대형 규모의 전시회에 초대돼 세상에 '서석각자회' 이름을 알렸다.
서석각자회는 앞으로 서각문화 부흥에도 일임을 맡겠다는 각오다. 특히 서각예술이 서예의 한 부분인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서예는 이차원의 평면예술이고, 서각은 삼차원의 공간표현 종합예술"임을 부단히 알리겠다고 한다.
고태준 회장(52)은 "현대서각의 특징은 소재와 기법에 있어 범위가 무궁무진한데 있다. 골판지, 플라스틱, 거북이등, 쇠, 볼링공, 항아리, 심지어 함지박까지, 소재에 있어 구속이 없다. 서각의 기법도 다양해 작가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각의 세계를 펼쳐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회장은 "올해 서석각자회는 3월 회원전을 시작으로, 현대미술대전 출품, 제3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공모전 등 굵직한 대회 및 행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서각인들의 부단한 작품 출품을 통해 대중들과의 만남을 더욱 활성화하면서 제주 서각문화의 지층을 넓히는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