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해중초 바다 속 허파 역할 기대
[비양도 수중탐사] (5)해중림초
2010-01-24 조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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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다리꼴 해중림초에 이식된 감태가 약40cm정도 자라고 있다. | ||
제주 남·북서부 해역 갯녹음 현상 가속화
감태·모자반 등 해중림 조성 중요한 역할
월 1~2회 조식동물 구제 등 지속 관리해야
제주수산연구소가 2004년에 제주도 연안에 대해 갯녹음 현상을 조사한 보고서에는 제주도 남부를 포함한 북서부 해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북부 해역이 경사면이 완만해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넓게 나타나고 있다.
또 발생면적도 약 4541㏊로 국내 갯녹음 발생 면적의 61%에 이르고 있어 제주도가 그 어느 지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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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양도 남서쪽 수심 10m 지점, 사다리꼴 해중림초에는 감태가 자라고 있고 밧줄에는 모자반이 자라고 있다. | ||
제주에서도 제주수산연구소에서 1988년부터 해류·자원변동, 양식전공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소는 제주도의 거센 파랑에 휩쓸리지 않고, 따뜻한 수온 등 제주바다의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다년생 갈조류 감태와 모자반이 선택해 연구사업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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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위적으로 조성된 해중림초 사이사이에는 거품돌산호류가 우점하고 있었지만 해중림초를 시설한 이후에 이식된 감태에서 방출된 포자가 암반에 자리잡아 자라고 있어 자연발생적인 천이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 ||
비양도 남서쪽 수심 10여 m지점, 평평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거품돌산호와 말미잘류가 우점한 곳이다.
감태 등 해조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던 이곳에 해중림 조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인공 해중림초가 조성되고 있다.
해중림초 하나의 무게는 보통 5t, 모두 100여개가 시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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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밧줄에 이식한 감태가 잘 자라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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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중림초안에는 터줏대감 대형 조피볼락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
하지만 어린 해조류를 바다속에서 온전히 자라게 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성게와 어린 소라 등 고둥류 등이 어린 해조를 전부 먹어 치우기 때문이다.
제주수산연구소 최미경 박사는 "해중림 조성을 위해 해중림초에 감태 유엽을 이식하면 성게 등 조식동물의 구제가 해중림 조성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해중림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조가 포자를 방출 할 정도로 성장하기 까지 월 1∼2회에 걸쳐 조식동물 구제작업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탐사에서 인위적으로 시설한 해중초 사이사이 마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감태와 이미 어느정도 자란 감태 등이 심심치 않게 보여 감태의 천이과정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비양도 바다속에는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곶자왈처럼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각종 어패류의 서식처를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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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경 제주수산연구소 박사 | ||
“해중림은 중산간 곶자왈만큼 중요”
최미경 제주수산연구소 박사
"제주도 중산간에 곶자왈 있다면, 바다속에는 대형 감태와 모자반이 어우러진 해중림이 있습니다"
제주수산연구소에서 해중림 조성 사업을 도맡아 연구를 진행중인 최미경 박사는 해중림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숲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한다면 해중림 또한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어족자원 보호·증대의 기초가 된다"며 "잘 발달된 해중림은 어장조성 및 생태계 유지 효과를 가져와 안정된 수산자원을 공급해 준다"고 말했다.
최박사는 "10여년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갯녹음 현상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 중이다"며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갯녹음이 발생한 초기부터 연구가 시작돼 방대한 양의 자료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와 6·25사변을 겪으면서 바다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없어 자료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최박사는 "우리 연구소에서는 1988년부터 갯녹음 바다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해양환경의 특성을 분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연구에 착수했다"며 "지금까지 연구된 자료를 분석해 이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중림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박사는 "해중림을 조성할 때도 육지의 숲과 마찬가지로 비료도 주고 잡초도 매줘야 한다"며 "어린 감태 개체가 포자를 방출 할 정도로 자라기 위해서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데 바다속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그리 녹녹치가 않다"고 말했다.
최박사는 "하지만 몇 년전부터 갯녹음과 해중림 조성에 관해 상당한 자료가 축척되고 있다"며 "지금도 꾸준히 관리를 하고 있는 비양도 해중림 조성 지역은 감태가 옆으로 번지는 천이 과정이 관찰되고 있어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