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흐름

4월26일까지 기당미술관 기획전

2010-02-26     현순실 기자

▲ 김태호 작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를 감상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오는 4월26일까지 기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기당미술관의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흐름'전에는 기당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모더니즘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들의 작품(한국화, 회화, 조각 부문) 31점이 전시된다.

 전후(戰後)에 일어났던 현대화와 서구문화의 수용을 몸소 체험했던 이들은 '모더니즘'이라는 거대 흐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맥락 속에서 이들의 작품을 읽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 하동철 작
지난 세기 한국미술의 패러다임은 근대화와 식민, 전쟁으로 점철된 격변의 역사를 거치는 가운데 50년대 후반, 아카데미즘에 반발하는 새로운 미술세대들의 등장과 함께 일어났던 모더니즘의 전개라 말할 수 있다. 한국미술사에 있어서 최초의 집단적 운동이며 변혁이라 말할 수 있는 모더니즘미술은 미술계 전반에 추상화를 선도했으며, 개혁과 자유, 전위의 선언적 의미로 불렸다.

 특히,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앙포르멜(Informal·추상표현주의)운동은 이후의 많은 작가들에게 모더니즘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대상의 외형을 모방·재현해왔던 기존의 전통적 조형은 순수한 조형요소(선, 면, 색, 그리고 재료의 물성)에서 이상적 미의 세계를 실현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추상표현주의 운동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박서보, 이부웅, 이세득, 김영주, 이종학 등을 들 수 있다.

 한국 모더니즘미술의 특징은 수묵추상, 서체추상, 모노크롬 회화 등, 매우 동양적인 미의식을 찾아 볼 수 있다. 그 기법에 있어서도 전통문양이나 전통가옥을 연상시키는 창살문이나 곡선을 응용한 조형과 한지 같이 물성으로부터 정체성을 획득하려는 시도들을 볼 수 있다.

 서체추상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김기창의 '얼', 한봉덕의 '산', 수묵추상으로는 서세옥의 '사람들', 신영상의 '양지 1002'을 들 수 있으며, 그 기법에 있어서도 전통문양이나 전통가옥을 연상시키는 창살문이나 곡선을 응용한 조형과 한지 같이 물성으로부터 정체성을 회득하려는 점에서 추상형식을 나름대로 우리식으로 해석,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주수일의 '작품 95-7'을 들 수 있다.

 이번 '한국 모더니즘미술의 흐름'전은 오늘날 가볍게 복제되고 일회적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지난 20세기 순수한 미의식의 세계를 질주했던 모더니즘미술을 미술사적 맥락 속에서 읽어볼 수 있다.

 휴 관 일=매주화요일. 관람료=일반 400원, 청소년 및 군인 300원, 어린이 150원(단체, 일반 350원, 청소년 및 군인 200원, 어린이 100원). 문의=733-1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