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선거보도는 '유권자 중심'으로

2010-04-15     제민일보

   
 
   
 
선거보도는 '유권자 중심'이어야 합니다. '뽑히는 사람'보다는 '뽑는 사람'쪽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우리의 보도관행은 거꾸로 되고 있습니다. 그건 좋지 않습니다.

제민일보도 예외가 아닌 듯싶습니다. 지난 4월2일자에 '선거보도 준칙'을 널리 알리면서 "유권자의 목소리를 취재 보도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지금까지의 보도행태를 보면, 아직도 '후보자 위주의 보도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4월13일자를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지방선거를 50일 남긴 시점'의 의미가 과언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1면과 3면을 동원하여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도, '보도준칙'으로 삼겠다던 '유권자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지역주민을 선거보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후보자 중심'의 보도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입니다. 선거의 주인공이면서도 선거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지역주민'들을 어떠한 형식으로든 끌어들이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선거보도는 어디까지나 유권자를 위한 것입니다.

우선 지역주민들을 '의제설정'의 주체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보도행태는 후보자들이 의제를 설정하고, 언론은 그것을 확산시키는 역할만을 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젠 그래서는 안 됩니다. 지역주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지역현안을 언론 스스로 발굴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보도해야 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제기하는 의제를 비중 있게 다뤄야 합니다. 최근 들어 '시민저널리즘'의 확산과 함께 '지역주민의 의제'가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걸 중심으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지역주민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그들 의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반응을 비교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위주의 보도'가 돼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언론은 입으로는 그런다고 하면서도, 막상 보도과정에서는 정책과 공약의 분석보다는 가십과 스케치를 주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파편화된 보도내용은 좋지 않습니다. 그건 지역주민들의 판단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뿐입니다.

제민일보의 '선거보도 준칙'에서 밝혔듯, 이번에는 기필코 '정책선거의 장'을 열어야 합니다.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정책과 공약을 철저히 비교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 실천가능성을 따져야 합니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만한 정책은 후보자들이 앞 다퉈 발표함으로써 '정책전선'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각 선거캠프마다 소위 전문가들이란 사람들이 있어 그것을 다듬기 때문에 그 차이점을 발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미세한 차이라도 발견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지역주민의 의제'와 연결해야 합니다. 어렵다고 하여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의지의 부족입니다.

도지사 선거에 관한 한, 우리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언론이 잘해야 합니다. 선거취재에 임하는 '기자 개인'뿐만 아니라, '제도로서의 언론'도 명심할 일입니다. 앞으로 선거과정이 본격화되면 잘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