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건수 줄지만 사망자는 급증

[교통사고 이제 그만] 2. 안전 운전 시작해요
(4)어린이와 노인이 위험하다

2010-09-15     김동은 기자

   
 
   
 
부족한 안전의식·미흡한 도로 시설 복합 작용
체계적 사고 분석·지속적인 교육 통해 사고 줄여야

어린이와 노인 교통사고가 위험수위에 올랐다. 지속적으로 어린이, 노인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교통 안전 의식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운전자들의 위험한 운행과 부족한 안전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노인 등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잇따르는 어린이·노인 사고

어린이와 노인 교통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발생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어린이(14세 이하)교통사고는 153건이 발생, 2명이 숨지고 22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5건의 사고로 사망 1명, 부상 233명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발생 건수와 부상자는 줄었지만 사망자는 늘어났다. 

노인(65세 이상)교통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208건에서 올해 204건으로 건수는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10명에서 17명으로 급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전국 7개 특별 및 광역시와 9개 광역도로 나눠 교통복지수준을 평가한 결과, 제주도는 9개 광역도 가운데 노인과 어린이 사고율은 6위에 머물렀으며 보행자 사고율은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원인은 무엇인가

이처럼 어린이·노인 사고가 이어지는 이유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부족한 교통안전 의식과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 안전시설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어린이들의 특성상 사고 위험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노인들은 신체적 활동 능력이 떨어지면서 사고 위험이 높다. 노인들의 보행속도는 일반인의 2/3, 민첩성과 평형성은 각각 1/3, 다리근력은 1/2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도 사고 증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속, 신호위반 등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행동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노인들이 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도내 곳곳의 불법 주차도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내 불법 주차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어린이들의 사고 우려를 높이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발간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 지역은 인구 30만명 이상 26개 시를 대상으로 한 스쿨존 불법주차 점유율 조사에서 24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와함께 어린이, 노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도로 안전시설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들은 도로에서 주로 보행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 시설 보강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노인 인구가 많은 시외곽지역에 도로 가로등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횡단보도 위치 불량, 보행자 대기 공간 부족, 무단횡단을 막을 수 있는 방호울타리 시설도 부족하다.
 
△안전 대책 마련하자

전문가들은 어린이, 노인 교통사고의 경우, 지속적인 교육과 시설 정비·지원 등을 통해 사고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위해 어린이, 노인 교통사고 원인 및 현장 상태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노인 교통사고의 특성상 보행사고, 경운기 사고, 안전시설 부족 사고 등 사고 원인이 다양한 만큼 체계적인 분석과 현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안전 보강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교육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어린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단순 일회성 행사 수준에 그치면서 체계적인 반복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어린이, 노인 사고 위험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 오상훈 안전관리처 과장은 "어린이, 노인 교통사고의 경우, 지속적인 교육 등을 통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어린이, 노인들이 교통안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교육 활동 및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