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빠른 말 생산으로 해외시장 도전"

[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55>㈜녹원목장 최종복 대표

2011-06-05     강승남 기자
   
 
  ▲ 말 전문 수의사 출신 CEO로 녹원목장의 경주마 생산부터 육성·관리, 진료 등 농장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종복 대표.  
 
말 사육 적지 제주서 경주마 생산 메카 꿈꿔
육성·관리·진료 등 농장 운영 전반 '진두지휘'
"각국 경주마와 당당히 경쟁하는 모습 보고파"


#수의학 전공한 현장 실무형 CEO

말의 고장, 제주도에서도 대표적인 말 사육 최적지중 한 곳으로 꼽히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원에서 명실상부한 '경주마 생산 메카'를 꿈꾸는 축산전문가가 있다.

축산전문기업인 ㈜녹원목장의 경주마 생산부터 육성·관리, 진료 등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종복 대표(54)는 제주 말산업계에서는 현장 실무형 CEO로 유명하다.

지난 3일 ㈜녹원목장에서 만난 최종복 대표는 종모마·종빈마들의 임신여부와 발정 상태를 확인하는 일과에 열중하고 있다. 수의사 복장에 어깨까지 올라오는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 대표는 "씨암말들의 임신 여부와 발정 상태 체크 확인과 교배일정 조정 및 확정, 특히 건강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말의 진료와 치료는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3월부터 이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한국마사회(KRA)에 입사해 경주마 보건 및 방역, 번식, 생산지원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러던 중 퇴직하고 제주도내에 말 전문 동물병원을 개원, 주로 경주마 생산농가 위주의 진료와 육성마 응급상황 발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지역의 경주마 생산농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최 대표는 "넓은 초지가 있고 겨울철이 육지부보다 짧고 기후도 따뜻한 편이라 경주마 생산에 적합하다"라며 "앞으로 농가소득 향상과 1차산업 다양화 등을 위해서라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 최종복 대표가 지난해 출생한 말을 살펴보고 있다.  
 
#농촌과 농·축산업에 애착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최 대표는 지난 2008년 7월 15일 지금의 ㈜녹원목장을 창업했다. ㈜녹원목장은 농촌·농업, 축산, 농촌지역 경제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 대표는 농촌과 농·축산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다.

그는 "앞으로 말산업에 대한 과함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 전문성 강화, 고용확대를 통해 지방재정과 농촌경제는 물론 농촌지역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 때문에 주변 농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 같은 의지는 ㈜녹원목장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확립된 시설, 경주마 생산 육성의 핵심기반인 초지면적과 종모마·종빈마 보유 및 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경주마 생산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연면적 36만㎡ 구모로 조성된 광활한 토지와 씨암말의 가치와 잠재력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되는 우수한 혈통의 종빈마 보유 두수 에 놀란다.

특히 '보다 빠르고, 보다 강한 경주마' 생산과 육성을 위한 씨수말과 씨암말의 최적 배합 도출 프로그램 운영에서 교배, 임신마 관리, 자마들의 전·후기 육성과 순치, 전체 종마와 육성마에 대한 보건 및 진료, 사양 및 초지관리, 고객서비스 등 철저한 관리시스템에서도 감탄한다.

또한 말의 질주 본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자동차 엔진의 마력에 다름 아닌 경주마의 폐활량 확대와 튼튼한 골격 및 마체 형성을 위해 이유 후 후기육성 단계 돌입 전까지 365일 연중 방목을 원칙으로 한 사양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 ㈜녹원목장에서 육성·관리되고 있는 경주마.  
 
#전국서 주목받는 신생기업


이처럼 ㈜녹원목장이 신생기업임에도 불구, 전국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녹원목장의 사업장 부지는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경주마 생산과 육성기반의 기초가 다져지기 시작했고, 이미 2000년대 들어서 국내 경마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정평이 났을 정도로 탄탄하게 구축된 곳이다.

최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주마 생산·육성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경마 팬과 마주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명마들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러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연구의 지속, 시장과 고객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수 혈통의 종마 확보가 관건"이라며 "무엇보다 말을 사랑하고 사명감이 투철한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서울경마공원 및 제주경마공원, 민간목장에서 마필 보건 및 경주마 생산. 육성 경력을 10년 이상씩 축적한 전문 인력이 관리팀과 육성팀으로 나뉘어 상호 공조체제로 역할 분담한다. 

#시스템 선진화 심혈

㈜녹원목장의 경영진과 생산, 육성부문의 중요 임무를 맡고 있는 호스맨들은 경주마 선진국인 미국, 일본의 유수 목장 견학을 지속하고 있다. 목적은 사양관리체계와 시스템의 부단한 선진화를 위해서다.

견학 중에 보고, 듣고, 새롭게 습득한 장점들을 국내 실정을 고려 접목하고 ㈜녹원목장 입지 여건에 맞게 활용하고 개체별 관리시스템에 반영, 임신율은 높이고 육성단계에서 실패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녹원목장이 역량을 집중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부문은 종마와 초지다. 경주마 생산, 육성 목장의 경쟁력의 원천이자 경주마산업의 성패가 결정적으로 좌우되는 토대라는 교훈을 미국과 일본의 경주마 생산 현장에서 실감하고 특히 우수 혈통의 종빈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 대표는 "녹원목장의 최종 목적지는 내수시장이 아니라 해외 경마시장"이라며 "목장에서 배출된 경주마가 국제경마대회에서 각국의 경주마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나가는 ㈜녹원목장과 최 대표. 현재보다 장래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