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농사는 하늘농사가 반이다"

[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56>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 조합장 한승엽씨

2011-06-12     윤주형 기자

   
 
  ▲ 도내 최초 표고버섯단지에 참여한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 조합장 한승엽씨.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 국내 최고 표고버섯 생산
표고자목 구입·물류비 해결이 경쟁력 확보 방안

10여년전 서귀포 중산간 지역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 조성된 표고버섯단지에서 9명이 표고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참살이(웰빙, Well-Being) 농·수·축·임산물이 우리네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참살이 식품 가운데 최근 표고버섯은 '최고'로 손꼽히는 식품이다. 특히 제주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로 재배한 제주산 표고버섯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삼다교포버섯 상자  
 
# 도내 최초 표고버섯 단지

서귀포시 영남동 중산간지대의 산록도로변에 지난 1999년 제주도에서 지정한 도내 최초의 표고버섯단지가 있다.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 조합장 한승엽씨(47·서귀포시 용흥동)는 도내 최초 표고버섯단지에 참여한 농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당시 감귤 대체작목으로 표고버섯을 재배하기로 마음먹고 서귀포 지역 농부 8명과 함께 표고버섯 재배에 발을 들여놨다.

   
 
  ▲ 표고버섯 상품  
 
한씨 등 표고버섯재배단지 조성에 참여한 농가들은 지난 2009년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국내 최고의 표고버섯을 생산·출하하고 있다.

사실 제주가 표고버섯 재배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지만, 표고버섯은 도외지역에서 더 많이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한씨는 "제주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부터로 알고 있다"며 "당시 일본인들은 제주의 기온과 환경이 표고버섯 재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한라산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했다고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표고버섯은 기온과 습도, 바람에 의해 상품이 결정, 씹는 맛과 향이 달라진다. 여름철 기온이 높으면 표고버섯은 순식간에 커버린다. 이로 인해 제주에선 여름 표고버섯 보다 겨울 표고버섯을 주로 재배한다.

제주의 겨울은 너무 춥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표고버섯 생육에 적합한 기온이란 게 한씨의 설명이다. 또 포자 번식을 하는 표고버섯은 적당한 바람이 불면 포자를 날리기 위해 갓을 펴 표고버섯 표면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균열이 간다. 종이컵 윗부분 크기고, 갓이 거의 펴지지 않은 채 표면이 잘 갈라진 표고버섯이 최상품인 '화고'로 불린다.

한씨는 "버섯 재배는 '하늘농사'가 반"이라며 "시설을 하는 것은 비를 맞히지 않기 위한 것일 뿐, 바람과 온도는 전적으로 자연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 제주에서 자란 표고버섯은 독특한 향을 지녔으며 표고 갓이 두껍고 연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 연작피해 '휴경'으로 해결

표고버섯은 담자균류 주름버섯목 느타리과의 버섯으로, 표고의 갓은 지름 6∼10㎝고, 표면은 다갈색이며, 표피는 균열돼 흰 살이 보이기도 한다. 담자균류는 유성생식 한 결과로 담자기에서 포자를 만드는 균류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해 기생하는 생물이다. 목이버섯, 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등이 이에 속한다.

담자균류인 표고버섯을 재배할 땐 농약을 사용하는 것은 자칫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여름에 표고버섯을 생산하는 농가는 농약을 미량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대부분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농약을 사용하면 균사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버섯 종균이 잡균을 이겨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표고버섯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안전한 먹을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씨 등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은 표고버섯 재배 첫해부터 시행착오를 겪었다.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참나무 등 표고자목을 표고버섯 농장 전체에 꽉 채워 놓은 것이다. 재배 첫해 생산량은 엄청났다.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표고버섯 수확에 바쁜 날을 보냈다.

표고버섯은 표고버섯 재배지에 남아있는 균사나 포자 등으로 인해 연작 피해를 입기 때문에 보통 5년이 지나면 1~2년은 휴경을 해야 한다.

한 번에 표고자목을 농장 전체에 입식했던 조합원들은 이를 알지 못해 재배 초기에 애를 먹었다. 이후 조합원들은 1년 단위로 구역을 나눠 표고자목을 들여놓고 있다. 생산량 조절과 연작피해 저감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2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2억5000만원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씨는 "표고자목은 전량 도외 지역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자목 하나 당 인건비와 물류비, 자목비 등을 포함하면 5000~6000원이 소요되지만, 육지부에선 물류비 등이 제주보다 적게들어 표고 자목 하나당 1300원 가량 절약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씨는 "자목을 구입할 때 잘못 구입하면 표고버섯 농사를 망칠 수 도 있다"며 "다른 작목은 땅이 생명이지만, 표고버섯은 좋은 자목을 구입하는 것이 표고버섯 재배 성패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행정이 도외 벌채 지역 등에서 참나무 등 표고 자목을 그 지역 지자체를 통해 구입해 제주 농가에 보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목 구입뿐만 아니라, 생산된 표고를 처리할 수 있는 유통센터도 제주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는 올해 표고버섯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임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서귀포 지역 표고버섯 재배 농가 15곳을 대상으로 4억5900만원(보조 1억8400만원, 융자 9100만원, 자부담 1억8400만원)을 투입해 표고재배시설 하우스, 임산물 저장·건조시설, 임산물표준출하, 물류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 청정한라산 표고버섯은

청정 제주에서 자란 표고버섯은 독특한 향이 뛰어나며 표고 갓이 두껍고 연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표고버섯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화고' '동고' '향고' '향신'으로 나뉜다. 화고가 '최상품'이고, 향신으로 갈수록 상품성이 떨어진다.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표고의 영양은 변함이 없다. 단지 씹는 맛과 모양이 다를 뿐이다.

화고는 갓의 퍼짐정도가 거의 없고 육질이 두꺼우며, 갓의 모양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어 그 사이에 하얀 부분이 많은 것이다. 종류는 2가지로 '백화고' '흑화고'가 있다.

동고는 갓의 퍼짐정도가 50% 이하인 것을 말하며, 반구형으로 갓의 끝부분이 충분히 말려있어야 한다. 갓이 두껍고, 표면이 다소 균열이 있으면서 주름살이 별로 없다.

향고는 갓의 펴짐 정도가 50~60%로 겉모양이 반구형 또는 타원형으로 동고와 향신의 중간정도인 것이다. 향신은 갓의 펴짐 정도가 80%이상인 것으로 육질이 얇다.

표고버섯을 손질할 때는 △갓 안쪽의 주름 사이의 불순물을 털어낸다. △갓 바로 밑 부분을 칼로 잘라낸다(밑동부분은 질기기 때문에 국물을 낼 때 사용하면 좋다) △표고버섯의 표면을 젖은 행주로 닦는다. △마른 표고버섯은 밑동을 비틀어 떼어낸 다음 4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담가 놓아 부드러워질 때 까지 불린다.

표고버섯을 요리할 때는 가볍게 양념해야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고, 항암효과가 있는 표고버섯 다당류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잘 녹아 버섯 불린 물이나 조림 국물도 버리지 말고 사용하면 좋다. 또 생표고는 20~30분만 햇볕을 쬐도 비타민D 함유량이 늘어나 햇볕이 잘 들며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말려가면서 요리하면 좋다. 버섯을 잘 우린 국물은 닭육수 만큼이나 단맛이 나며 말린 표고버섯을 곱게 갈아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다.

[기고]서귀포시의 대표 명품브랜드 '용흥 삼다표고버섯'
<이승찬·대천동장>
 

   
 
  ▲ 이승천  
 
서귀포시는 '서귀포에버'란 공동브랜드로 12개 품목의 명품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12개 명품 브랜드 가운데 서귀포시 대천동 용흥마을에서 생산되는 '한라의 신선화 용흥 삼다표고버섯'이 있다.

용흥 삼다표고버섯은 용흥마을의 주 소득원인 감귤에 대한 위기감을 인식한 일부 농가들이 감귤 대체작목을 고민하던 중 한라산의 청정한 공기와 물, 햇볕을 활용한 무공해 표고버섯을 생산해 소득을 창출코자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2008년 8월 서귀포시로부터 1지역 1명품 브랜드화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농가들은 서귀포시 영남동 중산간지대의 산록도로변에 2만6400㎡ 규모로 제주도에서 지정한 도내 최초의 표고버섯단지를 개발·조성하고 2009년 4월 자체적으로 '한라의 신선화'란 브랜드로 상표와 디자인을 개발해 특허청에 상표를 등록했다.

이후 같은해 6월 용흥마을 주민 중심으로 8농가가 참여하는 '삼다표고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상설판매장을 조성해 본격적으로 현지 판매는 물론  도내·외 각종 축제장과 행사장에 참가해 홍보와 판매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9년에는 년간 1억9800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지난해엔 2009년 보다 11%가 증가한 2억2000만원의 매출액 달성으로 소득 증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올해는 2억5000만원의 매출목표액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은 앞으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분말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천동주민센터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영농조합법인에서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할 때까지 인접한 정보화마을과 연계해 전자상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연건조장 신축 등 부족한 생산기반시설도 확충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농가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인 도외에서 구입하는 버섯재배용 자목인 참나무를 원활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앞으로 대천동주민센터는 용흥 삼다표고버섯이 서귀포시의 대표 명품브랜드로 성장해 실질적인 주민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