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섬 속의 섬'서 남·북 통일 기원
마을의 역사와 함께하는 제주의 학교 10)우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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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는 개량서당인 영명의숙과 사립연평보통학교, 사립연평심상소학교를 품고 있다. 제주도와 우도 사이 도항선에서 바라본 그림 같은 우도의 풍경. 우도 앞바다에서 바라본 우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전포망도라 하여 우도 8경 중에 하나다. 장공남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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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속의 섬 우도의 교육기관 우도초·중학교 통합 전경. 천연잔디 운동장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 장공남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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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방학을 맞아 우도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원어민강사와 함께 하는 영어회화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장공남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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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초·중학교가 통합돼 이설할 때까지 우도의 초등교육을 책임졌던 옛 우도초등학교 운동장과 학교 건물. 학교 건물을 우도박물관과 우도세계범선모형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공남 기자 | ||
# 우도 초등교육기관의 등장
이형상의 「남환박물」에 따르면 숙종 23년이던 1697년 우도에 국유목장이 설치, 17세기말부터 목마장이 설치돼 말과 소를 방목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소의 방목지였던 우도는 헌종 8년인 1842년 개간이 허가됐으며 1844년 김석린 진사 일행이 우도에 정착해 농사를 짓게 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근대 들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신식 교육기관이 등장했다. 1918년 영명의숙이 상하우목동 중간 지점에 문을 열었다. 1929년 서당규칙 개정령이 공포됨에 따라 개량서당인 영명의숙은 전라남도 도지사의 공식 인가를 받아 운영했다.
1936년 4월 영명의숙을 모태로 사립연평보통학교(현 우도초등학교)가 개교하게 된다. 1938년 4월 사립연평심상소학교가 인가돼 연평리 1457번지로 이설해 개교했다. 1938년 일제는 제3차 조선교육령을 공포, 종래의 보통학교를 심상소학교로 개칭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록은 교육사를 다룬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2007년 우도지편찬위원회가 펴낸 「우도지」는 사립연평보통학교(1936년), 사립연평심상소학교(1938년)를 나눠 설명하고 있으며 우도초도 이를 따르고 있다. 반면 지난 1999년 제주도교육청이 펴낸 「제주교육사」는 1938년 학교 설립이 타탕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하튼 학교 설립에는 우도 주민들의 정성이 담겨 있었다. 부지는 희사 받았으며 학교 건축에는 주민들이 노력 봉사가 따랐다.
마을 촌로인 고익환씨는 "주민들이 성산포항에서 운반된 목재를 손수 등짐을 져 운반했다"며 "모래는 (우도지역)검멀레에서 지역 사람들이 마을별로 배정해 학교로 운반했다"고 말했다.
옛 초등학교에는 부지를 희사했거나 학교에 성금을 낸 사람들의 공로를 기리는 공로비가 세워져 있다.
# 우도초로 교명 변경
사립연평심상소학교는 1941년 4월 사립 연평국민학교로 교명이 변경됐다. 1945년 10월 공립으로 전환돼 연평국민학교로 개칭됐다.
학교 명칭은 다시 1996년 '황국 신민'이란 뜻을 담은 일제의 잔재 '국민'을 떼어 버리고 연평초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게 된다.
1970년대 전교생수가 600여명에 달하는 등 최고위 전성기를 구가하던 학생수는 1980년대 중반부터 감소세를 보이며 학교도 변화를 꾀한다.
지난 2000년 연평초와 연평중은 연평초·중학교로 통합해 운영했다. 학교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내몰린 농어촌 학교의 자구책으로써 통합학교 운영하게 된 것이다.
초·중학교 통합 당시 우도면개발자문위원장을 했던 고익환씨는 "학교 통합의 동기는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며 "옛 초등학교 건물은 우도면 연합청년회와 부녀회에 관리권을 달라고 제주도교육청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당시의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옛 초등학교 건물은 우도박물관과 우도세계범선모형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통합학교는 또 한번의 변혁을 꾀했다. 교명으로 70여년 넘게 사용했던 '연평'을 '우도'로 변경하기에 이른다.
우도초는 교명 변경 신청서에서 인천광역시 연평도에 연평초·중·고교가 있어 행정적으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며 우도라는 지역 명은 전국적으로 홍보가 잘 된 반면 연평이라는 지역명은 행정구역 변경에 따라 잊어지는 명칭임을 강조했다.
통합학교는 2009년 제주도교육청에 교명 변경 신청서를 제출, 제주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2010년 3월 1일부터 우도초·중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 통일교육 시범학교
우도초(교장 김동하)는 올해 2월 9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73회 졸업생까지 총 432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생수는 우도면 서광리 23명, 천진리 21명, 조일리 14명, 오봉리 8명 등 66명이다.
올해 우도초는 제주도 지정 통일교육시범학교로 지정, 내년 2월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덕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재량) 등 연간 30~34시간 통일교육 지도시간을 확보해 교육활동을 펴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전교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홍보단 발대식을 가졌으며 통일을 기원하는 희망의 글을 학교 내부 갤러리인 안뜰 갤러리의 나무에 메달아 통일을 기원했다.
특히 우도소라축제가 열린 지난 4월에는 행사장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 마련을 위해 어린이들이 캔 쑥으로 통일 쑥떡을 만들어 판매해 모은 기금은 북한 어린이 돕기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비정부기구(NGO)에 기탁했다.
김효순 우도초 연구부장은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와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가, 통일에 관심을 갖고 통일을 생각하고 통일을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재미 '솔솔' 방과후 학교
우도는 섬이라는 특성으로 사설 학원이 없어 어린이들은 공교육에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3~6학년을 대상으로 오카리나, 스포츠교실, 창의수학, 영어 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수준별로 2학급으로 나눠 요일별로 운영하고 있다.
오카리나는 명품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찾아가는 연주단과 함께 오카리나팀이 학교에서 협연을 펼쳐 그동안 배운 솜씨를 뽐냈다.
방과후학교 수강료와 교재는 모두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우도초는 원어민강사와 함께하는 영어회화교실, 영어캠프, 음악줄넘기, 태권도 교실을 운영해 어린이들의 방학을 알차게 하고 있다.
1~3학년 저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학기 중에는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해 오후 5시까지 독서, 미술, 연극, 영어,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위해 해당 학생을 대상으로 인턴교사를 활용해 1주일에 2시간을 활용·지도해 기초학력 미달 없는 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우도초는 특색 사업으로 열린 도서관을 운영해 학교에 일찍 등교한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책갈피 만들기 등을 운영해 책읽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거나 교사와 한팀을 이뤄 텃밭을 가꿔 직접 수확한 상추 등을 재배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교육을 하고 있다.
구좌읍 종달항과 성산읍 성산포항에서 15분여면 우도 8경을 품은 섬 우도에서 거대한 섬인 제주도를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도의 명물 우도 8경은 교육계 원로인 김찬흡씨가 1982년 연평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알리기 위해 명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글·사진=장공남 기자 gongnam@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