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밝혀 꿈 여는 대정교육 100년"
마을의 역사와 함께하는 제주의 학교 11)대정초등학교
# 사립한일학교
사립한일학교는 1908년 10월 대정 안성리 1677번지에 설립됐다. 사립한일학교는 대정현의 객사터에 부지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립한일학교를 모태로 1911년 6월 공립대정보통학교가 인가됐다. 안성리에 있던 학교는 1931년 행정과 경제활동의 중심지인 모슬포(상모리 3864번지)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39년 1월 학교 화재로 한일학교에 대한 기록물이 소실돼버렸다. 한일학교 설립자는 제주교육사를 다룬 책자마다 다르게 기록되고 있다.
「대정교 100년사」는 대정초의 전신인 한일학교의 설립자를 고병오의 「원대정군지」를 근거로 당시 대정지역 유림의 대표였던 이재교로 기술하고 있다.
대정초총동창회 등은 지난 2008년 10월 19일 대정초에서 이재교 선생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반면 「대정고 50년사」는 1908년 사립한일학교가 안성리에 개설됐으며 설립자는 강형규라 하고 있으며 이재교는 1912년 학무위원으로 위촉됐다고 쓰고 있다.
「근·현대 제주교육 100년사」는 김종하 대정군수가 대정군 군청 소재지인 안성리 향사당에 한일학교를 개설했다고 했다.
대정출신의 김웅철 대정고 교사는 "어릴 때부터 이재교 선생이 학교(한일학교)를 설립했다고 들었다"며 "한일학교 터는 대정현 객사터인데 객사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세력으로 봐서는 고부이씨 아니면 안됐다"고 말했다.
대정초는 대정고을과의 연결고리로써 대정향교를 품고 있는 단산에 학교림 22만127㎡을 보유하고 있다. 1960년대에는 대정초 학생들이 단산에서 나무를 심는 행사를 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 100년 전통의 대정초
대정초는 2008년 10월 19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렀다.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대정초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사랑이 드러났다. 동문들은 개교 100주년을 앞둔 2005년 9월 대정초총동창회 창립총회를 열어 집행부를 구성해 기념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대정초 100년사 편찬의 필요성이 부각돼 총동창회 설립이란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해 성금 모금에 나섰다. 이두만 전 부산제주도민회장이 학교발전기금으로 1억원(100주년기념사업성금 5000만원)을 내 놓은 것을 비롯해 송창우 전 서울제주도민회장이 3000만원을 쾌척하는 등 2008년 12월까지 4억390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는 기념식, 상징탑 제막식, 타임캡슐 매설식, 이재교 선생 기념비 제막식, 어울림 한마당 체육대회, 동문노래자랑, 불꽃놀이 등으로 진행돼 어둠 속에 등불을 밝혀 꿈을 여는 대정교육 100년을 기념했다.
현재 대정초 학생수는 상모리(1·2·3리), 하모리(1·2·3리) 학생 등 705명으로 다른 읍·면지역 학교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올 2월 99회 졸업생 139명을 배출하며 총 졸업생수는 1만5734명에 달한다. 내년 2월에는 100회 졸업생 133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대정초는 지난달말 100회 졸업생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으며 2학기에는 학교 행사 때 100회 졸업의 의미를 부여해 졸업생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좌용택 대정초 교장은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자체가 학교로서는 큰 장점"이라며 "9월부터 학교 행사 때마다 100회 졸업생을 위한 행사를 가미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학교브랜드 '대정몽생이'
대정초는 올해 학교 브랜드를 '대정몽생이'로 정해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정몽생이가 '못된 망아지'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대정초는 교육활동을 통해 부정적인 의미를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몽생이는 꿈 몽(夢, 꿈과 희망), 날 생(生, 생명과 건강), 이로울 이(利, 남을 이롭게 하다)로 조합해 덕·지·체 교육 이념을 함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대정초는 특색 교육으로 몽생이 오케스트라와 펀 스트롱 스포츠를 운영하고 있다.
리코더, 오카리나 등 전교생 1인 1악기 다루기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를 꾀하고 있다.
몽생이 오케스트라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바이올린부와 연계에 운영되고 있다.
좌용택 대정초 교장은 "학교는 전인적인 교육을 하기 위한 장소"라며 "한 분야가 아니라 덕·지·체 교육의 완성을 지향하는 곳이 학교"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특색 교육 활동으로 점프밴드 등의 학교체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열린 제주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서 대정초 어린이들은 고무줄놀이를 변형한 점프밴드 시범공연을 펼친 바 있다.
대정초의 교기는 축구다. 지난해 대정초는 도민체전, 협회장배, 교육감기, 축구리그 등에서 우승해 도내 대회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공부하는 축구 선수' 육성을 지향하는 데 발맞춰 대정초는 축구 선수를 위해 주중 방과후 수·목·금요일을 활용해 운동부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 저작권 연구학교 운영
올해 대정초는 저작권교육 정책연구학교로 지정, 2013년 2월까지 운영한다.
교육과정과 연계해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알고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바르게 이용하는 저작권 보호의식에 대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대정초는 방과후학교 개별학습 평가 통지서를 통해 방과후학교의 내실을 기하고 있다. 강사가 2달에 한번 꼴로 강좌를 수강한 어린이의 개별 성적표를 작성해 학부모와 의사소통을 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올 여름방학에도 원어민 영어, 바이올린, 수학교실 등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카리나교실, 난타교실 등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정초는 올해 교육복지우선지원 사업학교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돌봄교실인 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업성적이 부진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 국어, 수학 등의 과목에서 학력향상 프로그램인 몽생이 아카데미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정초는 공군사관학교와의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공군사관학교는 6·25전쟁 발발 중이던 1951년 1월부터 4월까지 대정초에서 사관생도를 양성한 바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정초에는 공군사관학교 훈적비가 본관 앞 화단에 세워져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정초는 야간에 어린이와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지역과 함께하는 도서관 건립을 추진,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사진=장공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