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재배한 천종산삼의 대중화 선언

[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63>조이바이오 영농조합 법인 김철균 대표

2011-08-28     윤주형 기자

끊질긴 연구가 만들어낸 결과…과학과 농업의 만남
제주 천연 지하 암반수 사용해 줄기세포 배양근 생산

하늘이 씨를 뿌리고, 자연이 재배해 예로부터 '명약'으로 불려온 천종산삼(天種山蔘). 천종산삼은 깊은 산속에서 오랜 세월 자란 삼으로, 워낙 귀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불로초의 대명사로 알려진 천종산삼의 효능을 그대로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늘이 내려준 산삼의 대중화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생명공학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천종산삼 뿌리를 줄기세포 배양법으로 대량생산하고 있는 조이바이오 영농조합 법인(www.sansam114.com) 대표인 김철균 농학박사(58·서귀포시 안덕면)를 만나보자.

# 천종산삼의 대중화

▲ 천종산삼 배양근 배양실
김철균 박사는 감자줄기세포 연구자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3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크주(연해주)가 감자 줄기세포 기술 지원을 요청하면서 김 박사를 초청했다.

감자 줄기세포 기술 지원 업무를 위해 블라디보스크로 발길을 옮긴 김 박사는 이곳에서 산삼을 처음 접한 후 산삼 대중화를 위해 지금껏 천종산삼 줄기세포 배양에 매달리고 있다.

김 박사는 당시 줄기세포 기술 지원 업무를 하면서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일에 시달리며 피로가 누적됐다. 이 때 한 학자가 선물한 20년생 산삼주를 하루 한진씩 몇일 마셨을 뿐인데 이상하게 피곤함이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김 박사는 산삼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 박사는 귀국하기 전에 블라디보스크 학자로부터 산삼에 대한 서식지와 토양 특성 등에 대한 비교 분석된 자료를 얻었다.

김 박사는 귀국 3개월 후 경희대학교 한방재료학과와 공동으로 산삼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시작, 산삼이 잘 자랄 수 있는 배양액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경희대학교 한방재료학과팀은 산삼세포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실시했다.

김 박사와 경희대학교의 연구 결과 지난 2004년 6월 산림청은 산삼배양근을 임산물로 분류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원료 사용승인과 산삼배양근 명칭을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했다. 천종산삼이 대중화를 위한 국내 공인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 천종산삼 배양근
# 최적의 조건을 찾아서

천종산삼 줄기세포 배양근은 아주 적은양의 화학물질을 첨가해도 죽어버린다. 이로 인해 화학 농약은 물론, 배양실을 청소할 때도 화학제품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

김 박사는 배양이 까다로운 천종산삼 줄기세포 배양근을 대량 증식하기 위해 물 좋은 곳을 찾았다. 1년 가량 물을 찾아 나선 김 박사는 지난 2005년 6월 지하 450m 천연 암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연구소를 설립해 산삼 배양을 시작했다.

▲ 천종산삼 배양근 가공품
천종산삼 줄기세포 배양근을 생산하기 위한 조건은 마련됐지만, 산삼배양근의 향과 사포닌 함량이 높은 배양근을 생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4주 전후에 수확되는 산삼배양근은 상품성이 떨어지고, 4주가 지나면 오염이 증가하는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이 문제점을 해결키 위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김 박사는 산삼배양근의 향과 사포닌 함량이 높은 완숙 산삼배양근을 수확할 수 있는 배양액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김 박사는 고기능·고농축 산삼배양근 제품 생산 연구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제주옹기다. 제주옹기에서 천종산삼 배양근을 숙성시켜야 사포닌 함량 등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박사는 제주 옹기에서 2년이상 숙성시키는 방법을 개발, 특허출원 등 하늘이 내려준 명약 천종산삼을 대중화시키기 위한 연구를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야생의 천종산삼 뿌리조직에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산삼 줄기세포(STEM CELL)를 개발하고, 이를 생물 배양기(BIO-REACTOR)에서 배양해 생산한 것이 산삼배양근이다.

줄기세포 산삼배양근은 자연에서 채취한 산삼의 효능을 거의 그대로 담고 있는 특징이 있다. 100년근 천종산삼을 줄기세포 배양하면 100년근 산삼이 갖고 있는 성분이나 사포닌 함량 등을 거의 그대로 담고 있는 배양근이 탄생한다. 조직배양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김 박사는 "줄기세포 배양근은 천종산삼의 효능과 사포닌 함량·종류 등을 거의 그대로 포함한다"며 "하지만 단순한 조직 배양된 배양근은 100년을 키워야 100년근 천종산삼의 효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이바이오 영농조합법인은 김 박사의 연구 등을 기반으로 산삼의 뿌리조직을 분리해 첨단기술로 배양한 산삼배양근을 제주옹기에서 1년이상 숙성해 농축한 엑기스와 혼합, 120시간 이상(6회) 찌고 건조하는 것을 반복하며 산삼 사포닌(G-Rg2, G-Rh2, G-Rg3)을 강화한 고기능성 산삼배양근인 '흑삼' 등의 천종산삼 줄기세포 배양근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한국사람과 함께한 산삼의 효능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산삼은 어른, 아이, 젊은이, 노인 할 것 없이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삼(蔘)은 삼씨의 기원, 재배환경에 따른 인위적인 성장과 자연적인 성장의 차이, 육안적인 관찰을 통한 형태학적 차이 등에 따라 인삼, 산양산삼(장뇌삼), 산삼으로 구분된다.

인삼은 인위적으로 밭이나 논에서 재배한 삼이고, 산양산삼은 인삼과 산삼의 씨앗 등을 인위적으로 산 등에 파종해 재배한 삼이다. 산삼은 야생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아해 성장한 삼을 말한다.

산삼은 원기회복과 당뇨치료·암예방 효과는 물론, 노화방지, 성기능 활성화, 고혈압 조절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거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또 치매예방과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 신경통, 갑상선, 불면증, 피부염 치료 등에도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철저한 연구와 분석 등을 통해 산양산삼 줄기세포 배양근을 대량생산해 보급하는 김 박사는 어려운 농업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김 박사는 "농업 세계화, FTA 등으로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젠 단순한 농사를 짓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 등 농업도 경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리를 단순히 곡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보면 농가 수익을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시장과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경쟁시대에 앞설 수 있다"며 "위기가 있어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주형 기자 yjh153@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