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무형문화유산, 역사의 ‘새숨결’ 불어넣다] <8>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유산 활용 등 목적으로 1980년 설립·시대 흐름 맞춰 업무 확장
원형성과 대중화 무게 중심 고민…동기 유발 등 ‘사람’중요성 강조
# 문화 보존 그리고 선양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하 재단)은 이런 목적으로 지난 1980년 설립됐다. 재단법인 한국문화재보호협회로 시작해 1992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문화재보호법 제9조에 근거해 △무형문화유산 전승지원 및 활용 프로그램 운영 △문화유산 활용 및 고궁 관광자원화 △전통문화예술 보급 확산을 위한 교육 △문화유산 발굴 조사·연구 △문화유산 국제 교류 및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 자문 △전통생활문화 보급 확산 등의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장문화재 발굴 보존을 위한 발굴조사사업단(현 문화재조사연구단)을 신설하고 인천국제공항에 외국인 전통문화체험관과 한국전통문화센터를 개관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아태무형문화유산 국제정보네트워크 센터 승인에 이어 지난해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국제자문기구로 인가 받았다.
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볼 때 재단의 역할은 크게 우리 문화유산과의 접근성 확보로 해석할 수 있다. 국가 지정 유·무형 문화재 재현 행사 등 전승지원사업과 함께 상설 공연화, 전수교육과정 운영 등 한해 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재단을 통해 운용된다.
재단의 역할에 비해 일부에서는 ‘원형성 유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전체 문화재 업무를 총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무형문화재의 전 과정을 재현하기 보다는 상징적이거나 특장화 할 수 있는 부분만을 요구하게 되고 이런 상황은 종종 오해와 갈등을 야기한다.
실제 재단의 기능 중 ‘문화유산 교육’에는 “현대적 계승 발전과 전통 공예의 저변확산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문화재법 등에는 ‘원형성’을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재단은 한국문화의 집 전통공예학교에서 소목·대목·자수·심천 등 15개 종목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60대인 참가자들의 나이만큼이나 배경도 다양하다. 주1회 3시간씩 3년 과정을 이수해 ‘전승’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잖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관련 기능을 가진 사람은 늘어나나 전수조교 등 정통성을 이어갈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전승 약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등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재단은 이런 고민의 해결 방법으로 ‘전통문화예술 보급’을 택했다.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용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한다면 계승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될 것이란 복안이다.
전승보호기금 등을 운용,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도 충실히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등 관련 인프라 운영 등 업무가 계속해 확대되면서 전통을 넘어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문화유산 업무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기획조정실 이치헌씨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예능보다는 기능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다”며 “전승 정도를 검증받는 것 역시 전승공예대전이 운영되고 있는 기능쪽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씨는 그러나 “기·예능 구분을 떠나 전승계보에 있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만은 확실하다”며 “종합정보포털사이트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무형문화재를 홍보하고 있는 등 관심을 자극하고 동기를 유발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