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산업으로 FTA 위기 넘는다

<신년호기획> 제주 말산업이 뛴다<프롤로그>

2012-01-01     김영헌 기자

700년 역사 지닌 말의 고장 위상 굳건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적극 활용 필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위한 대책 시급

제주는 넓은 초지를 갖고 있고, 범·호랑이 등 맹수들이 없어 예부터 말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말의 모습을 고수목마라 해 영주십경의 하나로 쳤다. 역사적으로는 제주의 말은 700년이 넘게 제주사람들과 함께 생활해 오면서 역사와 문화, 산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제주와 말은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제 제주마는 FTA 등으로 위기에 처한 제주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제주 말산업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말의 고장, 제주

제주마의 역사는 1276년 고려 충렬왕때 몽골말 160마리를 성산읍 수산리 지역에서 방목을 시작으로, 7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60년대 산업화와 농기계 보급 확대로 사육두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는 거의 멸종 위기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1986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제주도 재래마가 지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보호가 이뤄졌고, 경주마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대책이 시행되면서 다시 사육두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오랜시간 축적된 말산업의 노하우와 사육기반, 넓은 초지와 온대 해양성 기후 등 자연여건이 맞물리면서 전국 말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제주는 국내 최고의 마사육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말의 고장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제주는 경마와 승마, 마육 등 말산업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는 등 말산업 관련 1·2·3차 산업의 융·복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 산업마다 연관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주지역은 겨울철 동계작물의 월동이 가능해 연중 말을 사육할 수 있는 건초를 생산할 수 있고, 아열대 해양성 기후로 연중 방목이 가능하다.

또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종축개량과 혈통보존이 용이하고, 각종 가축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마사회가 운영하는 제주경마공원을 비롯해 수십곳에 이르는 사설승마장이 운영되고있고, 말 전문 음식점이 성행하고 있어 마육을 이용한 식품산업 발전 기반을 갖추고 있다.

△신성장동력산업, 말산업

말산업은 경마나 승마를 비롯해 말을 이용하는 다양한 산업과, 이에 공급되는 말의 생산·훈련·유통 등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또한 말인 경우 식용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타 가축과 달리 생축으로 활용할 수 있어, 육용 및 부산물 가공 외에도 경마·승마·관광·재활치료·반려동물 등 여러가지 용도로 이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관산업 육성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국내 말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8700억원. 여기에 말산업으로 창출된 부가가치 총액은 2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말(더러브렛 기준) 1마리의 자산가치는 1억2000만원으로, 현재 더러브렛 1마리는 평균 25년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매년 약 490만원의 가치 창출 효과를 발생시키는 한편 총 5.63명에게 경제적 기여, 4.8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같은 산업효과 때문에 정부는 2011년 3월  '말산업 육성법'을 제정·공포하고,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말산업 시장규모를 2015년 3조5800억원, 2020년 4조4800억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말산업 특구 지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말산업은 경마산업이 98%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불과 2%에 불과한 불균형한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승마산업은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부족하고, 고비용 구조로 인한 엘리트 스포츠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말산업을 이끌어갈 조직이나 전문인력도 미흡한 실정이다.

제주 말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현재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다.

따라서 제주 말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경마·승마·마육산업과 함께 말과 연관된 향장품산업 등에 대한 동반성장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주 말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기관과 제도 등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말을 활용한 마필산업은 다양한 고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산업연관효과 역시 대단히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블루오션 중 하나이다.

이로 인해 최근 잇따른 FTA 체결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 1차 산업을 지탱할 수 있는 산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주 말산업을 도내 1차 산업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말산업을 제주의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상태다.

당장 말산업 육성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말의 고장 제주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제주 말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