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최전방’ 제주를 기상산업 전진기지로

3부 제주형 기후변화 대응·적응 방안 찾아라
4. 제주 기상·기후산업 메카를 향해

2012-04-22     김용현 기자
▲ 2008년 남원읍 한남리에 설립돼 태풍발생 및 진로분석, 중장기적인 태풍전망 등 연구를 맡고 있는 국가태풍센터의 내부 모습.

국립기상연구소·국가태풍센터·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등 제주 유치
기상산업 거점지역 성장 가능성 높아…전문인력 양성, 정부 지원 등 필요

제주도는 우리나라는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는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가시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큰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위기 때문에 제주는 동아시아 기상과 기후변화 관측·예측·연구를 위한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인프라를 토대로 기상산업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에 기상·기후 전진기지 급부상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해 있고, 태풍의 길목에 있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해수온상승 등으로 인해 태풍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면서 관련 연구와 재해대응태세 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태풍센터가 2008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설립돼 태풍발생 및 진로분석, 중장기적인 태풍전망 등 연구를 맡고 있다.

일본과 중국·대만·필리핀·태국 등 태풍관련 국가들과 연계에 다양한 국제세미나와 포럼 등을 개최하면서 제주가 동아시아 태풍연구의 중심지로 부각시키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 한경면 고산기상대의 기후변화감시소.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에 위치한 고산기상대에 기후변화감시소가 2009년 1월 설립됐다. 현재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산성비, 탄소발생 및 이동량 등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지구기후변화의 예측을 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올해 제주에서 개최됨에 따라 기후변화 협력 체계구축과 전문인력 양성, 도민들의 대응역량 강화 등을 위해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가 이달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기상연구의 최고권위기관인 국립기상연구소가 서귀포시 혁신도시에 이전되며 지난해 12월1일 착공식을 갖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국립기상연구소는 1978년 설립된 후 날씨, 지진, 황사 등 기상연구를 비롯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기업·환경·응용기상·생활 등 미래기상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2013년 이전이 완료되면 제주는 기상연구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연간 30~40차례 기상·기후 관련 국제학술제와 세미나 등이 제주에 유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가적인 이득과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국립기상연구소 조감도

△제주 기상산업 메카로 육성을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는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때 기후.기상 예측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보험·의료·식품·항공·해양 등 관련 기업들도 얼마나 정확한 기상·기후자료를 확보하느냐가 생존과 직결된다고 판단하는 등 기상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가태풍센터, 기후변화감시소에 이어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그리고 국립기상연구소까지 유치한 제주도는 앞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동아시아 기상산업을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가 기상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들도 많은 상황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기상전문가 교육.육성체계 구축이다.

국립기상연구소에 필요한 전문연구인력은 70~80명이다. 기후관측소와 국가태풍센터, 기후변화교육센터, 기상산업 관련 기업 등까지 포함하면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상전문인력을 외부에서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제주도내에서 교육.양성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제주대학교가 기상관련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확보에 한계가 있어 기상학과 신설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대는 교수확보 및 비용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지역 해양공학, 물리학, 화학 등 전문가(전공자)들이 기상기사, 기상예보사, 기상환경감정기사 등의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제주기상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대학교, 기상청, 기후연구기관, 기업체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제주에 이전할 국립기상연구소를 연구원으로 승격시켜 조직규모와 역할, 기능을 더욱 확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대응 및 기상산업육성 거점지역으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국립기상연구소, 국가태풍센터,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난대산림연구소, 종다양성연구소,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아열대질병대응연구센터 등의 기능을 확대해 국가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기상산업은 제주의 신동력산업으로"
문일주 제주대학교 교수

▲ 문일주 제주대학교 교수

"제주도는 국가태풍센터와 국립기상연구소 유치 등을 기반으로 기상산업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새로운 신동력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관심과 전략이 필요하다"

문일주 제주대학교 해양산업경찰학과(해양기상학협동과정) 교수는 "제주지역은 기후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계의 기상전문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태풍센터, 기후변화감시센터 등 다양한 기상기관들이 제주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국립기상연구소는 기후변화의 최전방에 있는 제주에서 다양한 기상 및 기후연구개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주지방기상청, 제주생태교육연구소, 아열대수산연구센터 등과 공조한다면 우리나라 기상과학연구의 메카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국립기상연구소 운영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제주자체에서 육성할 수 있는 교육·훈련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주도를 비롯한 제주대학교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현재 정확한 모든 산업에 있어 기상 및 기후예측결과가 반영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에서 보다 정확한 기상·기후자료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등 최고급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가 기상산업에 관심을 갖고 육성한다면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후·기상을 산업으로 연계시킬 수 있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제주기상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기상청, 대학교, 기업들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국립기상연구소를 연구원으로 승격시켜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관·학 협력으로 기상과 관련한 신규산업 아이템을 개발해 새로운 기업과 산업체를 제주에 유치해야 한다"며 "기상산업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큼 정부는 제주를 기상산업 전진기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