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마, 제주 말산업 발전 주도한다
[제주 말산업이 뛴다] 5. 제주 경마산업
연관사업 이끄는 선도역할 수행해야
제주는 전국 최고 수준의 말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주 말산업은 경마산업에 크게 의존하면서, 승마 등 다른 산업은 발전에 한계를 겪는 등 불균형 구조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제주 말산업이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경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경마산업을 빼고 제주 말산업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제주 말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경마산업이 승마산업 등 연관산업을 육성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양적 성장 위주 국내 경마시장
국제경마연맹(IFHA)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22만4632마리의 경주마가 1500여개의 경마장에서 총 15만820개의 평지경주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의 총 경마 매출액은 720억달러에 이르며, 한국은 약 40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경주마 생산두수는 1327두로, 전체 59개 회원국 가운데 1.2%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생산두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3만1750마리에 이르며, 이어 호주 1만6112마리, 일본 7453마리 등 순이다.
아시아권 경마시행국의 경주 수는 전 세계의 34.2%를 차지하고 있고, PARTⅡ 경마 시행국인 홍콩, 싱가폴 등은 경주마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850억원 규모의 경주마 수입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말산업인 경우 승마, 오락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으며, 경마산업은 현재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에는 400개 이상의 말 목장이 있지만 스포츠용 말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경마시행시 신규 경주마 수입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경마산업은 경주마 자급율 75% 등 양적성장 목표 달성을 이룬 반면 경마의 질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 경주마 생산은 1980년대 시험생산단계를 시작으로 1990년대 중·장기 계획을 거쳐, 지난 2006년에 경주마 자급율 75%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마사회 지원 생산농가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지역 115농가와 육지부 27농가 등 142농가이다. 더러브렛 경주마 보유현황은 5093마리로, 제주지역에서만 전체 경주마의 약 81%를 생산·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경마산업은 혈통자원 수준이 미흡하고 교배시스템도 취약해 국산 말 자원 수준 향상을 위한 우수 씨수말 도입 및 농가 씨암말 개량, 최적 교배시스템 구축 등 국산 경주마 개량 종합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경주마 육성 전문기술과 기반시설 미비로 국내산마의 초기 활용률이 떨어지고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구축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은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에서 한국은 PARTⅢ국가(16개국)로 분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7위 규모의 마권 매출액에 비해 마필수준과 경마수준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 경마의 국제화‧선진화는 물론 PARTⅡ 국가 진입을 위해서는 국산 경주마의 외국경마 참가, 해외수출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경마산업은 지난 1990년 제주경마공원 개장해 세계 최초로 향토마 경주를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주경마장은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인근 72만6188㎡ 부지에 1.6㎞ 길이의 경주로와 관람대, 마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제주경마장의 경마시행 방식은 더러브렛 경주방법과 동일한 평지경주이며, 경주 종류는 제주마와 한라마 경주가 시행 중이다.
연간 경주일수는 94일이며, 경주 수는 852회다. 이 중 제주마 경주는 305경기로, 전체 경기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한라마 경주는 547경기로, 전체 경기의 64.2%를 차지하는 등 제주마 경주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제주경마장은 설립 목적인 제주마 보호·육성에 부합한 경마를 시행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제주마 경주 100% 시행을 목표로 한 제주마 경주 운영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제주경마장의 매출액을 보면 지난 2000년 3580억원에서 2002년 66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2003년 5407억원으로 급감한 후 2009년까지 5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이어 교차경주가 시행된 2010년 다시 9092억원대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9684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제주경마장 개장 이후 제세 납부액을 보면 지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113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제주도에 납부하는 지방세 규모는 8516억원에 이르는 등 도의 재원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경마산업은 그동안 질보다 양적 성장에 치중하면서 산업화 경쟁력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사행사업이라는 인식 등 부정적인 면도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 말산업 종합진흥계획 가운데 경마산업 분야와 관련 엘리트 국산 경주마 공급과 선전 경마 인프라 구축 등 2가지 정책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 그동안 양적성장에 치우친 경마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고부가치 창출산업으로 육성, 혈통과 추리를 통한 과학 스포츠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제주마는 경주마로서의 자질 충분"
송대영 한국마사회 제주마사보건팀장은 "국내 말산업이 일정 궤도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이 일정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라며 "제주말산업 역시 제주경마산업이 토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팀장은 "제주경마산업은 제주말산업 발전의 재원이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토대로 승마사업도 발전할 수 있고, 말고기를 이용한 식품산업도 양적·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 팀장은 "최근 경마산업 매출액 상승률이 정체되는 등 다소 하향곡선을 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경마산업이 후퇴하면 말산업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송 팀장은 "경마사업 없인 말산업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말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마사업을 통해 마련된 재원의 재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또한 경마사업의 발전은 말 사육농가의 소득으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제주도의 세수 확충에도 도움이 되고, 고용창출 효과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송 팀장은 "제주마에 대한 정책을 보면 육성보다는 보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제주마에 종축 개념을 적용해 제주마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개량 부분에 초점을 맞춰 육성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송 팀장은 "제주마에 대한 도내 농가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자원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오는 2020년 제주경마장에서는 제주마로만 경기를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도내 말 사육 농가들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준비된 농가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송 팀장은 "한라마인 경우 혈통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경주마로서 자질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혈통을 보전하고 개량할 수 있는 제주마는 경주마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또 "100% 제주마 경주 시행을 위해서는 제주마 자원이 현재보다 더 풍부해야 하고, 자원이 크게 늘어날 경우 경주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영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