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절망 아닌 희망의 미래로 바꾸자"

[기후변화 중심의 제주, 위기서 기회 찾다] 에필로그

2012-05-07     김용현 기자

▲ 제주 다랑어 양식산업의 성공기대를 높이고 있는 표선면 앞바다의 참다랑어 외해 수중 가두리 양식장.
제주 지구온난화 따른 ‘거센 여파’ 직면
절망서 ‘희망찾기 노력’ 선택 아닌 필수

'기후변화의 중심의 제주, 위기서 기회 찾다'를 기획취재·연재를 하면서 제주지역의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기후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육상 및 해양생태계, 질병, 재해, 경제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여파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제주는 이러한 위기속에서도 희망의 빛도 함께 있고,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확인하게 됐다.

△제주 기후변화 빠르게 진행된다

제주지역은 최근(2001~2010년) 평균기온이 16.1도로 70년전(1931~1940년) 14.5도 상승했다. 특히 70년간 최고기온은 1.1도 상승했고, 최저기온은 2.1도가 높아지면서 기후학적인 겨울이 사라진 상태다.

더구나 저탄소정책 등의 기후변화 관련 대응정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제주지역은 30년마다 2도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1~2040년에는 2.1도, 2041~2071년 3.4도, 2071~2100년 4.7도 정도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주바다 수온 역시 지난 40년 사이에 1.2~1.5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수온 1도는 육상의 5~10도 이상 높아진 것과 비슷해 해양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더구나 수온상승으로 인한 부피팽창과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으로 제주해수면은 최근 33년간 5.97㎜ 높아졌다. 이는 세계평균 1.8㎜보다 3배, 우리나라 평균 2.48㎜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 기후변화 해결의 열쇠로 부각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
△기후변화 여파 현실로 나타나

제주지역은 기후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은 연구와 관측수치로 증가한 것이 아니라 현실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라산의 대표적인 고산식물인 구상나무는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표멸종 위기종이 됐다. 1400m 이상에서 서식하던 고산식물들이 기온상승으로 인해 서식지가 정상부로 좁아졌고, 600~1400m에 서식했던 소나무·억새 등의 온대식물군의 서식지가 그 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반면 해안지역의 경우 코멜리나 벵갈시스 등의 열대식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온대식물 서식지를 잠식하고 있다.

제주해양 생태계 또한 수온상승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쏠베감펭·파랑돔 등 아열대어종들이 제주바다에서 토착화된 반면 자리돔·오분자기 등의 제주토종 어종들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독도해안까지 북상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 감귤산업 적지로 떠오르는 고흥군의 하나봉 하우스 농장.
제주대표 작목인 감귤의 경우 전라남도 고흥군 등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노지로 재배되고 있고, 면적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라봉의 경우 한반도 내륙지역까지 확산된 상태다.

기온과 해수온 상승으로 인해 제주에 미치는 태풍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집중호우와 폭염, 기습한파 등의 이상기후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뎅기열과 말라리아 등의 아열대질병 북방한계선이 점차 높아지면서 제주 바로 밑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또 제주에서 뎅기열 바이러스 매개곤충인 흰줄숲모기 유충이 채집되기도 했다.

△변화란 곧 기회가 있음도 의미

기후변화로 인해 위기와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기회와 긍정적인 요인도 내포된 사실도 확인됐다.

제주농업이 기온상승으로 인해 감귤에 대한 독점과 경쟁력은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대로 경쟁력이 있는 열대작목을 재배하기에 적합해지고 있다. 인도가 원산지인 망고의 경우 제주에서 상업화에 성공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 시험재배되고 있는 파파야.
그 외 용과, 아티초크, 아보카도, 파파야, 인디언시금치 등 다양한 열대과일과 채소들이 제주지역에서 시험재배되고 있으며, 농가보급이 멀지 않은 단계에 접근했다.

제주수산업 역시 수온상승으로 제주토종어종들이 북상하고 있지만 참다랑어와 해수관상어 등 고부가가치의 아열대어종이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이들을 양식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적합해지고 있고, 앞으로 제주수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국립기상연구소, 국가태풍센터,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기후변화관측소 등 기후·기상관련 대표 기관들이 제주에 유치.운영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최전방인 제주지역은 연구·예측·대비 등을 위한 아시아의 전초기지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를 기회로 잡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도 산적해있다. 이러한  미래산업은 아직 초기단계로 실제 상용·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불안전한 요소도 많다.

제주지역에 기후변화 대응관련 국가차원의 핵심기관을 설립해 중심과 균형을 잡아야 이끌어야 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끝<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불확실성 최소화로 기회 만들어야"
●인터뷰/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

▲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
"기후변화에서 가장 큰 위기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예측해 대비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가장 큰 과제입니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은 제주를 비롯한 지구적으로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하고, 변형이 심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의 국가가 기후변화대응과 집중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이와 관련된 연구나 산업은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제주도 기후변화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보건, 산림, 물관리, 생태계, 농업, 해양·수산, 재해 등 7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며 "다른 정책의 경우 선택과 집중에 대해 제언할 수 있지만 기후변화는 모든 분야를 동시에 시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제주지역의 경우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전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며 "정부 또한 제주를 기후변화대응시범도로 지정하는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지역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통합관리시스템이 중요하다. 7개 모든 분야의 관련기관과 전문가들이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제주에 아시아를 아우르는 국가기후변화센터가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가장 기본은 철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며 "이를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현실에 반영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가 기후변화에 따른 절망적 상황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다른 현안이나 사업보다 더 많은 관심과 함께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전문가양성으로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하고, 기후변화 관련 사업추진에 따른 재원확보가 필수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