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부터 재활지도사까지…‘말 전문직종’이 뜬다

기획=말산업이 미래를 연다 <프롤로그>

2012-07-11     김영헌 기자

제주목축역사 만든 말전문가 '말테우리'
말산업육성법 시행 전문인력 확보 시급  
경마기수 등 고소득·유망직업으로 인기

최근 말산업육성법 제정 및 생활승마의 보급으로 말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관련 직업군의 주목 받고 있다. 말관련 직업으로는 경마기수나 조교사 정도가 흔히 알려졌지만, 이외에도 장제사,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 등 다양한 말산업 전문직종이 유망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말산업 전문직이 주목받는 것은 폭발적인 산업성장에 비해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향후 말산업 전문직종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앞으로 말산업 전문직종의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제주말산업의 미래를 함께 점검해 본다.

▲ 1969년 12월 구좌읍 하도리의 한 주민이 마을 목장에서 방목중이던 조랑말들을 집으로 몰고가는 장면.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1」에서 발췌(서재철 사진)
△제주목축문화의 역사 ‘말테우리’

제주지역에서 말을 돌보는 사람들을 ‘말테우리’라로 불렀고, 이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제주도에 독특한 목축문화를 형성했다.

말테우리에게 대대로 전해진 목축기술을 대단한 수준으로, 이들은 제주도의 지형은 물론 말을 모는 방법과 목초의 구별방법 등을 경험을 통해 몸에 익혔다.

말테우리의 역사는 제주에서 본격적인 마사육이 시작된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원종 14년(1273년)에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의해 항파두리성 일대에서 평정된 이후 몽골은 일본과 남송 공략의 군마 공급지로 제주를 선택했고, 몽골에서 대완마 160필과 말 전문가들인 목호들을 탐라국에 보냈다. 이후 제주지역 전역에 목마장이 생겼고, 지금까지 흔적이 남아있다.

고려 시대에 이어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제주목마장은 중앙최고 정책기관인 의정부, 병조 및 사복시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말을 직접 사육하는 가장 하위 계급인 목자들은 관리들의 행패로 많은 고초를 겪는 등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런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의 말테우리들은 현재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말테우리들은 실질적으로 말을 사육하면서, 말과 함께 살아가는 목축전문가다. 제주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 대대로 이어져 오는 말문화 속에는 말테우리의 삶도 함께 담겨져 있다.

말의 신발인 편자를 붙이는 일을 담당하는 장제사가 말 발굽에 맞춰 편자를 가공하고 있다.

가공된 편자를 말 발굽에 박아 붙이고 있다.
△말산업 전문직종 ‘유망’

말의 고장이라 불리는 제주에서도 말전문직업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 자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말산업 종사자는 승마장 운영자와 말 생산·사육 종사자, 수의사, 장제사, 기수, 연구원 등을 포함해 2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말산업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앞으로 말산업 육성에 따른 말산업 전문인력에 대한 잠재 수요는 엄청나게 큰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실제로 말산업 육성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승마를 중심으로 한 말산업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말조련사와 승마지도사 등 핵심인력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말산업 국가공인자격증을 신설하고, 말산업특구를 지정하는 한편 말관련 전문교육기관 육성에도 적극 나서는 등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시스템을 통해 말산업 전문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제주경마장에서 호쾌한 질주를 펼치는 날렵한 체구의경마기수들.
말산업 전문직종으로는 말조련사, 조교사, 경마기수, 장제사, 재활승마지도사 등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말조련사는 말 관리와 훈련을 총괄하는 말산업 신종 핵심직업이다. 말의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훈련을 시키는 등 말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는 업무를 담당한다.

말 조련사는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조교사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경마에서 경주마를 관리, 조련하고 기술을 배정하는 등의 경마 고유의 업무는 맡을 수 없다.

국내 승마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승마장에 말조련사가 2~3명씩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망한 말산업 전문직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조교사는 경마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마사회는 경주마를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마필관리사로 2년간 근무를 한 후, 조교승인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 대해서만 조교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조교사 1명이 보통 20~30두의 말을 마주로부터 위탁받으며, 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훈련 및 영양상태까지 관리하고, 어떤 말에 어떤 기수를 태울 것인지 결정한다.

경마기수도 가장 널리 알려진 말산업 전문직종이자 유망한 직업 중 하나이다. 기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몸무게는 49㎏미만, 키 168㎝ 미만의 체격 조건을 갖춰야 한다. 경마교육원에 입소해 2년 교육과정을 마치고 2년 수습기간을 거치면 정식 기수로 데뷔할 수 있다.

마사회는 기수들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상금제도를 운영, 성적이 부진한 하위 기수에게도 일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하는 등 고소득 직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직 기수에서 물러나면 조교사나 마필관리자 등으로 일할 수 있어 평생 직업으로도 가져갈 수 있다.

말의 신발인 편자를 붙이는 일을 담당하는 장제사도 주목을 받고 있는 직종이다. 장제란 말의 발굽에 편자를 박아 붙이는 일로, 단순히 발굽이 닳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발굽의 질병을 예방해 주고 발굽의 변형방지 및 교정까지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장제사 시험은 말산업 육성법 시행에 따라 국가공인자격으로 격상됐다.

승마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치료를 지도하는 재활승마지도사도 앞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는 신종 직업으로, 말산업 육성법에 따라 국가공인자격을 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