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이겨내고 만든 아름다운 쿠키로 성공
[세상을 바꾸고 행복을 꿈꾸는 사회적기업] 2.위캔
직원 60%이상 지적장애인 사회구성원으로 참여기회 제공
엄선된 국산 재료·안전성 인증 통해 최고 품질 쿠키 생산
지적장애들은 사회생활이나 취업에 있어 크고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된다. 위캔은 쿠키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직원이 아닌 치료와 재활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또한 친환경 우리밀과 우리버터 등 순수한 국산재료를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착한기업이다.
△ 명품제품으로 당당히 승부 시장개척 성공
수제쿠키를 생산.판매하는 위캔은 2001년 천주교 쌘볼수도원 유지재단이 설립한 기업으로 현재 60명의 직원중 35명이 지적장애인이다.
위캔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낙오되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설립됐다. 200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기업의 이름처럼 '우리는 할 수 있다' 는 믿음 하나로 장애인과 쿠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지만 처음엔 수많은 시행착오와 편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위캔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 신념이 '최고급 수제쿠키'를 생산이다. 장애인재활시설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동정심'에 절대 기대지 않는다. 당당하게 품질로 승부하고 있다.
위캔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거의 대부분이 국산이다. 우리밀과 우리버터, 검은깨 유기농설탕, 유정란까지 엄선된 국산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쇼트인, 파우더, 색소, 화학첨가물, 방부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위캔은 우리농산물을 이용해 검은깨쿠키, 땅콩쿠키, 호두쿠키, 로즈마리쿠키, 유자쿠키. 호박쿠키 등을 만들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구하지 못하는 원재료의 경우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쿠키와 쵸코칩쿠기 등 13종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위캔은 제품품질과 위생 그리고 안전성을 공인받기 위해 ISO22000을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위캔은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해 수제로 만들면서 비쌀 수밖에 없다. 국내 굴지의 제과회사와 일반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 때문에 웰빙과 고급시장을 공략해 주문생산 판매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위캔은 2001년 설립당시 매출이 6900만원에 불과했지만 소비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12억80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또 올해 13억5000만원을 목표로 모든 직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직원아닌 공동체 치료와 재활까지
지적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생산성이 30%정도 떨어지지만 품질관리와 책임감 등에서 더욱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적장애인들은 반죽에서 성형, 굽기, 포장, 검수 등 모든 과정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처음에 입사해서 직업교육 및 훈련까지 비장애인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습득속도가 느리지만 위캔은 이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며 하나하나를 가르치고 있다.
위캔은 간단한 시험과 면접을 통해 쿠키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 지적장애인을 고용한다. 채용 에 기초직무, 반죽공정, 원재료 배합, 각 종류별 쿠키성형, 기계조작, 위생 등 여러 과정의 직업교육과 훈련을 거친 후 현장에 투입시킨다.
이들이 직업현장에 나서는 순간 비장애인과 비교될 수 없는 책임의식을 발휘한다. 쿠키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모양이 이상하거나 크기가 다르면 바로 다시 만들고, 검수과정에서 검은깨나 초코칩 하나가 떼어져 있어도 바로 어김없이 잡아낸다.
위캔은 지적장애인들을 단순히 일을 시키고 급여를 주는 근로자 개념을 뛰어넘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치료와 재활교육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위캔은 치료공동체를 통해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커다란 사회에 적응력을 키워주고 있다. 근무후와 휴일에 직접 표를 예매해 극장서 영화보기, 스스로 출퇴근하기, 슈퍼마켓에서 장보기 등 장애인직원들이 일상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위캔은 수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하고 있다. 수익의 45%는 인건비로, 42%는 원재료비 구입비 등에 쓰게 되면 나머지 모든 부분은 교육과 재활프로그램에 투자한다.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인력을 줄이지도 않고, 값싼 원재료도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위캔은 사회취약계층 일자리제공과 사회가치의 실천이라는 사회적기업의 목적과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제주사회는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제주지역에서는 청정한 식품용 원재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가공식품제조업 형태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 위캔이 시사하는 점이 크다. 김용현 기자
| "장애인 고용넘어 자립 위한 등대돼야" "진정한 사회적기업은 사회취약계층을 고용해 급여를 주는 것에 그쳐서면 안 됩니다. 이들이 사회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도록 치료와 재활도 함께 해줘야 합니다" 이수경 위캔 시설장(마리아 수녀)는 지적장애인이 일하고 급여를 받는 것보다 자신들이 번 돈을 스스로 올바르게 쓸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이들이 사회공동체에 융화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회적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설장은 "지적장애인을 훈련시켜 생산공정에 투입하려면 비장애인보다 훨씬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들의 잠재력을 찾아내 교육시킨다면 훌륭한 직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설장은 "지적장애인 직원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치료와 재활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며 "이들 가운데 스스로 출퇴근을 하며 독립생활을 하고, 결혼해 가정을 꾸린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설장은 기업경영철학에 있어서 "장애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과 불안감을 깨기 위해서라도 '동정심'에 의존해선 절대로 안된다"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철저하게 품질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위캔의 경우 지적장애인들이 생산성이 비장애인보다 크게 떨어지는 만큼 고품질에 소량주문자 생산방식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특히 밀과 버터 등 거의 모든 원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설장은 "국내산 원재료에 수제로 쿠키를 만들다보니 가격이 시중제품보다 매우 비쌀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우리제품을 신뢰하고, 고급쿠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점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기업 형태들이 많을 것이며, 이를 찾아 육성·발굴해야 한다"며 "제주는 청정식재료를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기 때문에 사회취약계층이 할 수 있는 식품가공업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 김용현 기자 |